"해양수산부 통폐합은 미래성장동력 포기하자는 의미"

대담=강기택 경제부장, 정리=유영호 이동우 기자, 사진=이기범
2017.02.06 03:25

[머투초대석]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MB정부 ‘5년 공백’ 흠결… 한진해운 사태 '억장'이 무너졌다"

머투초대석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사진=이기범 기자

“해양수산 분야는 지원이 더 강화되고 집중력이 발휘돼야 한다. 많은 기능과 재원을 배분해 주면 다른 부처나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조직이 축소되면 오히려 미래 성장동력에 타격을 주는 심각한 우를 범하는 것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30년 넘게 해양·수산 현장을 누비며 쌓은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었다. 해묵은 ‘존폐론’이 끼어들 틈이 없어 보였다.

해수부 조직개편 논의는 부처가 출범한 1996년 이후부터 정권 교체 시기만 되면 빠지지 않고 나왔다. 지난 정부에서는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로 조직이 쪼개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당시를 해양·수산 분야의 심각한 정책적 공백기로 봤다. 김 장관은 “그 기간에 산업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상당한 흠결이 있었다”며 “산업이 융복합될 때 미래산업이 창출되는데 여기 저기 흩어놓아 버리면 당장 아무도 챙기지 않아 방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융복합의 시대가 도래한 만큼, 모든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해양·수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해양영토 주권부터 마리나·크루즈 등 해양신산업, 산업클러스터 항만 등 이런 것들이 모두 융복합과 연계된 것”이라며 “과거의 시각으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해수부 서울사무소에서 김 장관을 만나 취임 1년 4개월을 맞는 소회와 앞으로의 정책운용 방향을 들어봤다.

-취임 이후 의미 있는 성과들이 적지 않았다.

▶해수부는 수산업의 미래산업화, 크루즈 등 해양관광 활성화를 꾀해 왔다. 명태와 뱀장어의 완전양식 성공, 양식연어의 상업 출하 등이 이뤄졌고 어업인의 소득도 향상됐다. 수산업의 미래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특히 수산물 수출의 경우 2015년 19억 달러에 머물다 지난해 21억3000만달러가 됐다. 수산 분야만 따로 수출 포상을 했다. 무역의 날에 들어가기에는 규모가 작아 100만달러, 500만달러, 1000만달러, 1억달러 이런 식으로 분류했다. 상 받으신 분들이 격려가 되고, 서로 자극도 받는다고 한다. 크루즈 관광객은 2012년 28만명에서 지난해 195만명으로 7개 증가했다. 해양수산분야의 글로벌 위상도 높아졌다. 국제해사기구 사무총장, 북태평양수산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배출했고, 세계수산대학도 국내에 설립된다.

-한진해운 사태는 가장 가슴 아픈 일이었을 것 같다. 해운업 지원에 대한 복안이 있다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때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공직에 있던 몇십 년 동안 가장 괴로운 일 중 하나였다. 정책 수단이 없고 방어만 했다고 해도 결과가 나쁘면 모든 것은 해수부 책임으로 돌아오게 돼 있다. 후폭풍이 너무 세다 보니 범정부적으로 해운과 물류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보게 됐다. 지난해 10월 범정부 차원에서 해운·조선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한국선박회사가 발족하고,3월부터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한진이 강점을 가지고 있던 아시아-미주 노선과 일부 아시아 영업망을 SM상선에서 인수를 했다. 장금상선, 흥아해운, 고려해운 등 인트라 아시아 선사들이 수출입 및 환적물량을 분담하고 있는데 경쟁력 강화방안을 토대로 최대한 지원하려고 한다. 이른 시일 내에 현대·한진이 가지고 있던 106만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의 상당 부분을 회복해야 한다. 일단 선복이 어느 정도 돼야 경쟁력이 생기므로 70만~80만TEU까지는 반드시 키우려고 한다. 일부에서 현대상선이 2M과 체결한 ‘전략적 협력’(2M+H Strategic Cooperation)과 3년이라는 기간을 걱정하는데, 오히려 3년간 규모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여긴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려면 3년이라는 기간 안에 빨리 규모를 키워야 한다. 정부와 항만공사가 선사와 함께 공동마케팅을 하는 등 해운산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되면서 수산업 분야 종사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다.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수산물 전체의 매출량은 증가했지만 선물세트의 판매실적은 40% 감소했다. 설 직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줄었다. 일식집 매출도 지난해 12월이 2015년 12월보다 41.4% 급감했다. 축산물, 수산물 등으로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통계적인 것보다 체감 충격이 크다. 단기적으로 직거래 장터 개설 등 소비촉진책을 썼고 중장기적으로 해외시장 개척 등 대책을 준비중이다. 법의 취지나 방향성은 맞지만 수산업계의 피해는 존재한다. 시행령의 가액기준이 절대적 수치인지 꼭 방어해야 할 수치였는지 의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취지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정 정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데 수산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할 것 같다.

▶제4차 산업혁명은 1차 산업인 수산분야에도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고 수산업을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전통 방식의 양식업과 생명공학기술이 결합해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가을철 수산물인 새우를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그런 사례다. 이외에도 ITC 융복합 기술개발로 효율적인 생산방식과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또 양식업의 규모를 키워 중점산업으로 육성할 방침도 갖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지난해 전체 수산물 수출액 12조7000억원 중 연어가 9조원이다. 대규모 연어양식 덕분이다. 앞으로 연어, 참치 등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품목은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고부가가치 대표 품목을 육성해, 수산업을 첨단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중국, 일본과의 지정학적 문제가 해양수산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중국의 한국행 단체 관광객 감소로 중국을 모항으로 출항하는 크루즈선 입항계획이 취소되는 등 어려운 여건이다. 크루즈 관광객 200만명 유치 목표 달성을 위해 크루즈선 유치 다변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한일어업협상의 경우 지난해 6월말 결렬된 이후 공식 비공식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우리 연승어선의 입어어선 척수 조정 등 양국간 입장차이로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한중 어업협상의 경우 지난해 12월30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정부는 중국의 불법조업어선이 자주 출몰하는 우범해역을이나 북방한계선 인근수역 등에 관계부처간 단속을 강화해 해양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겠다.

-세월호 인양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현재 작업 상황은.

▶세월호를 지난해 꼭 인양하려고 했는데 못 했다. 전문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고난이도의 작업이라고 한다. 2014년 4월 16일의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족들에 돌려보내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12월 리프팅빔 33개를 다 선체 밑에 설치했다. 공정률로 따지면 75% 이상 끝났다. 재킹바지선이 해외에서 들어오면 3월 하순부터는 선체 인양작업을 추진한다. 선체를 끌어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고, 육상에 거치하는 것까지 두 번의 어려움이 남았다.

-조직개편설에 대한 입장을 비롯해 마지막으로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수부는 13개 부·처·청을 통합해 만든 통합해양행정체제다. 이전까지 주요 분야는 해운과 수산·항만이었는데, 해수부가 생긴 이후로 해양정책이 범위가 넓어지고 중요성이 커졌다. 해양영토 주권에 대한 문제부터 해양과학기술, 남·북극, 심해저 광물자원, 마리나·크루즈 산업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뤄 왔다. 앞으로 해양·수산 분야는 더 강화되고, 더 집중력이 발휘돼야 한다. 이를테면 10년간 1200조원 시장규모가 예상되는 선박평형수 시장을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덴마크·스웨덴과 합작해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항만 배후단지 개발에서도 올해 정부 예산 1조4000억원, 민간까지 3조7000억원을 투입해 60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바다에 관련된 모든 산업이 융복합될 때 엄청난 미래산업이 창출된다. 해양영토 주권도 외교부 뿐만 아니라 해수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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