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다음달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경제 분야에 급속한 해빙 무드가 조성될지 주목된다. 전면 중단 상태인 경제협력이 재개되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북방정책인 '신경제지도'의 성공으로 이어질 경우 수십조원의 생산을 유발하고 수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
7일 정부와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 결과 대북 제재 완화가 가시화되면 장기적으로 경제 분야에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제2차 정상회담 때의 합의한 내용 이상의 성과를 낼 전망이다.
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서해 평화협력지대 개발, 개성공단 2단계 공사, 백두산 관광개발 등 굵직한 경협 사항에 합의했다. 통일연구원은 이같은 합의 사항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남한의 생산유발효과는 269억3000만달러(약 29조원)∼407억5000달러(약 43조5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연간 27억3000만달러(약2조9186억원)를 북한에 투자할 경우 남한에 3만∼4만6000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참여정부 임기 말 이뤄진 정상회담은 한계가 분명했다. 이듬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금강산 관광객 사태와 천안함 사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정상선언은 휴짓조각이 됐다. 금강산관광이 2008년 중단된 데 이어 2015년엔 개성공단 가동마저 전면 중단됐다.
남북 경협 중단은 대북 제재의 일환이었지만, 우리 측의 경제 피해도 컸다. 금강산관광객은 2008년까지 누적 193만4662 명에 달했다. 중단되기 직전인 2007년엔 34만5006명으로 정점에 찍었다. 남북교역액은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2015년 27억1400만달러에 달했지만, 2016년 3억3300만달러로 급감했다. 개성공단 운영에 따른 남한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2조6000억~6조원, 생산유발액은 3조2000억~9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됐는데 이를 고스란히 포기해야 했다.
남북 경협이 본격화하면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축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경제지도는 남북을 동해권과 서해권, 접경지역 등으로 묶어 개발하고 북방경제와 연계해 동북아 경협의 허브로 도약한다는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EEF) 기조연설에서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 분야 협력을 골자로 하는 '9개의 다리(9-Bridge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차 정상회담 때와 지금의 대외 환경은 많이 다르다"며 "세계 경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던 당시와 달리 지금은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남북경협의 시너지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