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다음달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년째 전면 중단된 남북 경제협력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개성공단 철수 기업 지원 등의 업무에 치중해 왔던 관련 조직을 정비하는 등 경협 재개 준비 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7일 현대아산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경협 사업이었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운영 중단으로 우리 측이 입은 피해액은 최소 3조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의 영업손실 1조5000억원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영업손실, 위약금 미수금 등 1조5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기존 경협 사업 재개를 통해서만 수조원의 경제효과와 이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남북 경협은 1988년 노태우정부의 '7·7선언'으로 물꼬가 트여 2000년대 중반까지 남북관계 개선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들어 위기를 맞았다.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우리 정부의 5·24 조치로 파국을 맞았다. 2016년 2월엔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개성공단마저 중단함으로써 경협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경협사업과 대북 인도적 지원에 사용되는 남북협력기금은 지난해 조성액 9576억3200만원 가운데 683억9700만원을 사용하는 데 그쳤다.
현재 납북경협 업무는 통일부 외에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남북경제과와 남북경협팀에서 담당한다. 업무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철수에 따른 후속 조치 정도에 그친다.
이번 정상회담 자체가 남북경협 재개를 의미하진 않는다. 하지만 북한의 핵개발을 계기로 이뤄진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내는 디딤돌을 놓는 일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유엔은 2016년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4차례에 걸쳐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결의했다.
경협 재개가 구체화하려면 기본적으로 이 대북 제재가 해소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먼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관련한 합의를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경협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 △피해기업 지원을 마무리하고 △'통일경제특구법' 제정을 지원하며 △경원선 남측 구간 복원 재개 검토 등을 준비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대북 제재 국면이기 때문에 남북 관계에서 정부의 운신 폭이 많지 않다"면서도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급속도로 유엔의 정책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조직 정비 등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