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원 확인 '화이트 경마 베팅', 1회 한도 10만→30만원

세종=박경담 기자
2019.02.19 07:49

마사회, 올해 3분기에 전자카드 장기 이용자 한해 1회 베팅한도 상향…경마 중독 관리 확대 vs 놀이와 도박의 경계 무너져

26년간 10만원으로 묶여 있던 경마 마권 구매 한도를 신원이 확인된 장기 이용자에 한해 3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 경우 경마 중독 관리가 가능한 장기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으로 고액 베팅으로 도박과 놀이의 경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8일 머니투데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한국마사회 2019년 발매사업 운영계획'에 따르면 마사회는 올해 3분기에 경마 장기 이용자의 경주당 마권 구매 한도를 3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장기 이용자 조건은 경마 전자카드 가입 기간 3년 이상이다.

단 마사회가 독자적으로 구매 한도를 올릴 순 없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경마, 카지노 등 사행 산업은 구매 상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게임 1회에 베팅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 둬 '판돈'을 키우지 못하도록 했다.

현재 경마장, 장외발매소에서 살 수 있는 마권 구매 한도는 10만원이다. 구매 한도는 1984년(50만원) 처음 도입됐다. 그 전까지는 무제한이었다. 구매 한도는 1985년 30만원, 1986년 20만원, 1994년 10만원으로 차츰 엄격해졌다.

마사회는 구매력 있는 전자카드 고객을 더 유치하기 위해 장기 이용자 구매 한도를 올리려 한다. 마사회는 실명 인증을 바탕으로 한 전자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명은 마이카드다.

경마장

전자카드 장기 이용자가 늘면 베팅액이 커지더라도 신원 노출로 과도한 몰입을 방지할 수도 있다. 베팅액이 무제한인 불법 경마판에 뛰어들 사람을 합법 시장으로 유도할 장치로 기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행성을 조장할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구매 한도를 꽉 채워 경마를 즐긴 사람은 평소 쏟은 금액의 3배까지 더 쓸 수 있다. 올 한해 열리는 경마 경주(2701개)에 모두 참여할 경우 베팅액은 2억7010만원에서 8억1030만원으로 늘어난다. 경마 경주 수는 과천, 부산, 제주 경마장 3곳에서 매주 금~일마다 하루에 15~17회씩 열리는 경주를 모두 더한 숫자다.

전자카드 이용자가 거의 모든 경마 경주에 베팅한 사례는 드물지 않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자카드로 마권을 2억5229만원 어치 산 이용자가 있었다. 2017년 총 경주가 2733번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2500번 넘게 10만원씩 판돈을 건 셈이다.

2억원 이상 베팅한 전자카드 이용자도 18명이었다. 전자카드 구매금액이 상위 100위였던 이용자는 1억5918만원을 베팅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자카드는 마권 구매 정보를 모아 과몰입 이용자에게 이용 정지 등의 페널티를 줄 수 있다"며 "페널티 부과를 결정할 정도의 데이터가 축적됐는지는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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