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직면한 예민한 이슈들이 많다. 내용과는 별개로 여가부가 하고자 했던 모든 일은 기존의 관행, 기득권을 파괴해 나가는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취임 4개월차였던 지난 1월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인력과 예산의 한계는 명확한데 기대와 비판을 한몸에 받아내며 몸살을 앓고 있는 여가부의 현실이 한 마디에 담겨있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러 이슈의 한 가운데 서 있으면서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직원들도 정책 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가부가 직면한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정책 수용자들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사회각계에서 터진 성폭력 문제를 중점적으로 대응할만한 부처로서 여가부의 역할을 생각하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성평등뿐만 아니라 가족형태 등에 따른 차별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부분을 발굴해 사회에 남아있는 차별적 요소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 입법조사관은 또 남여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여성정책에 대한 재점검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여성전용 주차장을 예로 들며 여성의 운전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때에는 이 정책이 유효했지만, 이제는 어린이 동반 가족 주차장 등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현실에 맞는 정책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우리 사회에는 여성뿐 아니라 한계 지점에 있는 저소득자,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차별 받는 대상들이 많이 있다. 차별개선정책은 남녀 모두가 정책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차별받는 존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들의 유기적인 협조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른 정부 부처들도 성인지예산제도 등을 통해 개별 정책단위에서 성평등 의식 고취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다른 부처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모든 부담이 여가부에 쏠리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있었던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논란 등을 언급하며 보다 완성도 있는 정책 추진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에 "2017년에 나온 가이드라인에 부록을 붙이는 보완 개념으로 업무에 임하면서 일부 놓친 부분이 있었다"며 "외부에 자문과 의견을 받았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있다. 다시 시간을 들여 제대로 보기 위해 관련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