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어쩌다 동네북
강남역 살인사건,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질문을 던졌다. '이 사회가 바라고 또 실현할 수 있는 성평등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성평등 사회을 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거센 비판으로 ‘동네북’이 되기도 한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바람직한 역할을 다시 고민할 때다.
강남역 살인사건,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질문을 던졌다. '이 사회가 바라고 또 실현할 수 있는 성평등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성평등 사회을 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거센 비판으로 ‘동네북’이 되기도 한다.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여성부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바람직한 역할을 다시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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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영향분석평가, 아이돌봄 서비스, 한부모가족 자녀양육비지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종합서비스, 여성청소년 보건위생물품 지원. 현재 여가부가 하는 일들이다. 성평등 실현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고 가족과 성범죄 피해자, 청소년들을 지원한다. 하지만 여가부는 종종 여성만을 위해 존재하는 부처로 인식된다. 남성 역차별 논란에도 시달린다. 여가부의 시작은 여성 권익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10년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청소년, 가족 업무를 넘겨받으며 정책영역이 크게 확대됐다. 현재 여가부는 2실2국3관1대변인26과 258명 정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등 양육 지원 기능이 커지면서 올해 처음으로 부처 예산이 1조원을 넘기도 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17년 전체 일반직 공무원(국가직) 16만2530명중 여가부 소속은 313명이었다. 전체의 0.2%다. 올해 예산 469조6000억원중 여가부 예산은 1조788억원이다. 이 역시 0.2%에 해
여성가족부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혜화동 시위와 '미투(ME TOO, 나도 겪었다) 열풍'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여가부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렸다. ◇대통령 비난 시위에 현직장관 참석, 남성혐오 발언 옹호?=지난해 7월 열린 3차 혜화동 시위(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 정현백 당시 여가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정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많은 여성들이 노상에 모여 함께 분노하고 함께 절규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장관으로서 직접 듣고 싶었다"며 "여러분들이 혜화역에서 외친 목소리를 절대 잊지 않고 불법촬영의 두려움 없이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장관이 불법촬영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했다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해당 시위에서 "재기해(자살해라)", "경찰도 한남(한국남자를 비하하는 말)이다", "자이루(남성의 성기+하이루)"
페미니즘(여성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면서 여성가족부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경우도 있다. 여가부가 시행한 정책이 아니거나 당초 의도가 왜곡된 경우다. 죠리퐁과 곰돌이 푸 등 터무니없는 유언비어에 시달린 경우도 있다. ◇죠리퐁, 곰돌이 푸, 소나타 판매금지? "터무니없는 오해"=여가부는 설립 당시부터 터무니없는 오해에 시달렸다. 남·녀 성기나 성행위를 연상시기는 제품을 판매금지 요청했다는 루머가 대표적이다.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사례는 '죠리퐁이 여성의 성기 모양이야 판매를 금지했다'는 주장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퍼진 루머이나 근거가 없다. 실제로 해당 상품은 판매 중이다. 여가부가 생기기 이전에는 YWCA가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곰돌이 푸가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아 여가부가 상영금지를 요청했다'거나 '소타나3 헤드라이트가 남성성기를 생각나게 해 생산중지를 요청했다'는 루머도 마찬가지다. 여가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
여성가족부는 유독 부침이 심했다. 이름의 변천만 봐도 알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4번 바뀌었다. 2001년 여성부가 2005년 여성가족부로, 2008년에는 다시 여성부로 돌아갔다. 2010년 다시 여성가족부로 개편된 후에는 지금까지 같은 이름을 지키고 있다. 여가부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작은 1988년 설치된 정무장관(제2)실이었다. 사회·문화 관련 업무를 맡으며, 여성정책 총괄·조정 기능도 가졌다. 1998년 정무장관(제2)실이 폐지되고 여성정책 기획·종합 업무를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진다. 특별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 여성계에는 기념비적인 일이 있었다. 1995년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제4차 세계여성회의 총회에서 '성주류화' 전략이 공식화됐다. 성주류화는 모든 정책 영역에서 양성평등적인 관점이 고려돼야 한다는 여성들의 요구를 담은 것이었다. 한 여성계 인사는 "1995년 베이징 총회를 계기로 한국사회에도 성주류화 개념이 소개됐고, 여
"여성가족부가 직면한 예민한 이슈들이 많다. 내용과는 별개로 여가부가 하고자 했던 모든 일은 기존의 관행, 기득권을 파괴해 나가는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취임 4개월차였던 지난 1월 그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인력과 예산의 한계는 명확한데 기대와 비판을 한몸에 받아내며 몸살을 앓고 있는 여가부의 현실이 한 마디에 담겨있었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러 이슈의 한 가운데 서 있으면서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직원들도 정책 환경이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느끼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여가부가 직면한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정책 수용자들을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최근 사회각계에서 터진 성폭력 문제를 중점적으로 대응할만한 부처로서 여가부의 역할을 생각하면 여전히 할 일이 많다"며 "성평등뿐만 아니라 가족형태 등에 따른 차별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부분을 발굴해 사회에 남
여성부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27개국이 여성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는 해외 여성부의 사례로 한국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곳으로, 다른 국가처럼 가족·청소년 등 여러 분야의 정책을 다루기보다는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일에 집중한다. 뉴질랜드 여성부는 '여성부가 필요 없어질 때까지 여성 권리를 신장시킨다'는 목표로 1984년에 설립됐다. 현재 공식 명칭은 "여성을 위한 부"(Ministry for Women)다. 지난 2014년 부서의 업무를 더 현대적으로 표현하겠다며 기존 여성부(Ministry of Women's Affairs)에서 바꾸었다. 한국의 '여성가족부,' 인도의 '여성아동개발부,' 독일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등 다른 국가와 달리 이름대로 여성 관련한 정책만 다룬다. 여성의 재정적 독립 확보, 여성 임원진 비율 증가, 가정 폭력 및 성폭력 근절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더 여건이 좋은 직장을 찾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