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 증세'논란으로 번진 신용카드공제 축소

세종=민동훈 기자
2019.03.10 16:37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 24조원 육박, 30·40대 수혜 집중…추경호 "공제 축소는 서민증세, 3년 연장안 발의"

자료사진/사진=뉴스1

정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검토가 증세 논쟁으로 번졌다. 연간 공제액이 24조원에 육박하는데다 30대와 40대에 소득공제 혜택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 개편은 폭발성이 강한 사안이다. 당장 야당이 '서민·중산층을 상대로 한 증세'라며 소득공제 일몰 연장을 추진하고 나서 정부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7년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액은 23조9346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74%(1조9234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총 급여액의 25%를 넘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15%를 300만원까지 소득에서 공제해 근로소득세를 감면하는 제도다. 자영업자 과표 양성화를 위해 1999년 처음 한시적으로 도입됐지만 수차례 연장한 끝에 올해 말 다시 일몰이 도래한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액은 2007년 9조650억원에서 2014년 19조1941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이후 2015년 20조6474억원, 2016년 22조112억원 등 2017년까지 3년 연속 2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은 국민은 968만명으로 전년보다 6.3% 늘었다. 1인당 소득공제액은 247만원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와 40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규모가 전체의 62.5%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혜택을 본 사람도 전체 59.3%에 달했다. 즉 신용카드 공제가 축소되거나 페지되면 30~40대 직장인의 세부담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올해로 종료하거나 공제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활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도입 목적이 상당부분 달성됐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소득공제 축소는 사실상 증세라는 입장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의 혜택을 받는 사람 가운데 총급여 8000만원 이하의 서민·중산층 비중은 91.5%"라며 "그렇지 않아도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증세를 추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여기에 돌려받는 세금이 줄어들면 소비여력이 줄어들게 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 의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3년 연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을 이달 11일 발의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일몰이 도래하는 제도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이라며 '증세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정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대한 입장은 원칙적인 수준"이라며 "결정된 게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증세에 나서려한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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