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공격적인 재정 정책을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긴축 정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총지출 증가 속도만 보면 쓸만큼 쓰는 정부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총지출 증가율은 2018년 7.1%, 2019년 9.5%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한국경제학회장인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산 증가 폭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올해 전망치 4.4%)보다 크면 팽창으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예상보다 25조원 넘게 세금이 더 걷히면서 진보 진영으로 비판을 받았다. 정부 지갑이 두둑해진 만큼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이 늘었다는 건 민간이 쓸 돈이 줄었다는 의미"라면서 "민간 자금을 더 가져간 만큼 정부 지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긴축"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다른 재정 기조 판단 기준도 제시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 재정충격지수(FI) 등이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기금 수입을 뺀 지표다. 정부 사업에 활용할 수 없는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함으로써 실제 재정 상태가 건전한 지를 보여준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비율이 떨어지면 확장 재정으로 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지표는 -1.7%(2017년)→-1.6%(2018년)→-1.8%(2019년)로 변화했다. 전년 대비 2018년은 긴축, 2019년은 확장이라는 의미다. 2022년엔 -2.9%로 확장 기조가 점차 강해진다는 게 기재부 전망이다.
재정충격지수는 경기변동 요인을 제거한 지표다. 경기 침체·호황에 따른 재정수지 변화를 배제했다. 재정충격지수가 플러스면 확장, 마이너스면 긴축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재정충격지수(본예산 대비)는 -0.29(2017년)→0.46(2018년)→0.22(2019년)다. 이 지표를 기준 삼으면 2018년, 2019년 예산은 다소 확장적으로 볼 수 있다.
'긴축 대 확장' 논란은 문재인정부 1기 경제팀이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3조9000억원 규모의 미니 추가경정예산을 조기 추진하면서 늘어난 세수를 활용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다.
2016년, 2017년에도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이 각각 19조7000억원, 23조1000억원이었으나 논란은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당시 추경으로 늘어난 세금을 일부 소화했기 때문이다. 2016년, 2017년 추경은 각각 11조원, 11조2000억원이었다.
한국재정학회장인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세수가 너무 좋았던 반면 지출 측면에서 추경을 조금 밖에 하지 않았다"며 "추경을 더 크게 편성했어야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