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시한부 선고 받으신 분 어떻게 지내시나요?"
인터넷의 한 암 관련 커뮤니티에 최근 "갑자기 말기가 됐다"며 자신에게 얼마남지 않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인 특정 항암제가 비급여(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인 이유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병마와 사투를 벌이며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와중에서도 몇 주 치료에 수백만원씩 든다는 치료비 걱정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심경이 엿보였다.
항암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최근 화제가 된 키워드인 '탈모'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탈모제 건강보험 적용 검토'에 대한 세간의 '열광적 환호'는 암환자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다. 한국암환자 권익협의회는 "수많은 암 환자가 비급여 항암치료제 비용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른바 '탈모약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한 성명을 냈다.
대선 캠프들의 선거 전략에는 '갈라치기' 논란이 계속 따라 붙는다. 국정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철학에서 비롯된 행보인지, 아니면 단순한 표몰이용 행보인지 의문이다. 구체성을 포인트로 내건 공약도 따지고 보면 그렇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을 공약했다. 그러면서 먼저 같은 액수의 공약을 제시했던 이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는)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 밝히지 않는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국군의 병력 규모가 뻔한데 예산 증액분 추산이 얼마나 고도로 차별적인 행보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윤 후보 캠프는 재원 조달방법은 보도자료에 '예산지출조정'이란 6글자를 적었다. '폐지'를 선언한 여성가족부 예산을 깨서 병사 월급을 올린다는 것인지, 다른 묘책이 있는지 국민은 알 수가 없다.
본인이나 본인의 소중한 사람이 암에 걸린 여가부 직원이 있다면, 대선판을 보고 허탈한 심경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지 모른다.
새로운 지원책은 늘상 새로운 소외계층을 만들 위험을 수반한다. 재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은 생의 이런저런 숙제를 해결하느라 시간이 없다. 진정 후보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공약의 부정적 파급효과를 어떻게 최소화할지까지 고민하고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