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전면에 등장한 '기업의 역할'…정부가 구상하는 카드는?

세종=유재희 기자
2024.02.28 12:25

[MT리포트]인구 1/3 사회의 도래 ⑦정부, 기업 출산지원금 세제지원 방안 검토

[편집자주]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잠정집계됐다. 0.72명의 합계출산율은 남녀 한쌍, 즉 2명이 0.72명의 아이를 낳는다는 의미다. 이를 확장하면 1명이 0.36명의 아이를 낳는 셈이다. 인구 1/3 사회의 도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합계출산율은 미래를 가늠케 하는 지표다. 합계출산율 0.72명의 의미를 다각도로 풀어본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윤상 제2차관과 대화 하고 있다. 2024.2.1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윤석열 정부 저출산 대책의 두드러진 점은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기획재정부는 민간의 출산지원금에 대한 세제혜택을 고민 중이다.

출산지원금으로 인해 무거워진 기업과 개인의 세금을 덜어주는 게 골자다. 지원금을 5년으로 나눠 근로소득에 포함하는 분할과세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인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드는 만큼 나라곳간을 활용한 세제·재정 지원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달 초 기업의 출산지원금에 대해 기업, 근로자 모두 세 부담을 줄여주는 대책을 발표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 대비 1만 9200명으로 줄었다. 역대최저치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전년 대비 0.06명 감소했다.

현행대로라면 출산지원금을 받더라도 납부해야할 세 부담이 크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주는 수당은 월 20만원까지만 비과세가 된다. 이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선 세금을 물어야 한다. 연봉에 더해져 세율 구간이 변할 수도 있다.

부영그룹의 경우 최근 출산한 직원에 1억원을 지급했지만 세 부담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원방안 마련을 지시하면서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2.12.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관련 대책으로 분할과세 방식이 거론된다. 연봉 3000만원 직장인은 근로소득세율 15%를 적용받지만 회사로부터 1억원을 받는다면 근로소득 1억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소득세율 35% 구간(8800만원 초과 ~ 1억5000만원 이하)에 들어가게 된다.

만일 출산지원금 1억원을 5년에 걸쳐 2000만원씩 분할 과세한다면 세금 기준이 되는 과표는 5000만원 이하가 된다. 위 사례의 경우 세율도 기존대로 적용받는다.

기업 입장에서도 출산지원금이 근로소득으로 인정되면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그만큼 법인세 부담을 덜게 되는 셈이다.

앞서 이중근 부영회장은 출산지원금을 증여 형태로 지급했다고 했지만 기재부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회장 말대로라면 1억원 이하의 증여로 계산돼 직원들은 10%인 1000만 원을 증여세로 내면 된다.

다만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최근 "회사가 직원에게 현금·현물 등을 주면 그 명분이 출산장려금, 명절 수당 등 무엇이든 근로소득이라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출산장려금 비과세 한도를 월 20만원을 현실화할지도 지켜볼 일이다. 기업들이 거액의 출산지원금을 주고 있단 점에서 현실과 정책 간 괴리가 있는 셈이다.

국회에서도 비과세 한도를 올리기 위한 논의가 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비과세 한도를 월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출산지원금만 전액 비과세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놓았다. 최근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현행 월 20만원인 출산지원금 비과세 한도를 자녀 한명당 최대 1억원까지 늘리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문제는 출산지원금을 줄 수 있는 기업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조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2년 귀속 근로소득 중 비과세 출산보육수당을 신고한 근로자는 47만2380명, 총신고액은 3207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비과세 수당은 2022년 67만9000원으로 다소 적은 수준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서 세제혜택 말고도 여러 사회계층을 아우를 만한 방안을 고민하는 이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대책 관련 협업하는 부분과 고민하는 게 있다"면서 "여성 경제활동의 제고 등 재정지원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