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절약을 넘어선 가치소비, 지역을 살린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2025.10.01 04:31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한때 '무지출 챌린지'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하루, 혹은 한 달 동안 단 한 푼도 쓰지 않는 생활을 인증하며 스스로의 절제력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그 속에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절약을 통해 경제적 여유를 찾으려는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소비를 주저할 수밖에 없는 시대상의 단면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제는 결국 순환으로 돌아간다. 누군가의 소비는 곧 누군가의 소득이 되고 그 소득이 다시 소비를 낳으며 지역경제를 지탱한다. 작은 소비의 힘은 생각보다 크다. 동네 슈퍼에서 산 우유 한 팩, 전통시장에서 산 과일 한 봉지가 소상공인의 가게 불을 밝히고, 이웃의 생계를 이어주는 씨앗이 된다.

실제로 미국에서 '스몰 비즈니스 새터데이'라는 캠페인(2010년)을 통해 대형 유통업체 대신 지역 소상공인 가게에서 물건을 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소·소상공인 업계의 '서민경제 살리기 캠페인(2019)'과 '전통시장 장보기 캠페인'을 통해 지역상권과 전통시장을 살리고 국민들의 일상속 소비참여를 독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작은 지갑이 모이면 큰 시장을 움직이는 법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그런 '작지만 힘 있는 소비'의 문화가 절실하다.

내 아이에게 사 주는 학용품, 부모님께 드리는 제철 음식, 친구와 함께하는 동네 식당 한 끼가 모두 진짜 소비다. 더 나아가 내가 지불한 돈이 이웃을 살리고 공동체를 지탱하는 선순환의 고리가 될 때 소비는 단순한 개인의 만족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정부도 이런 소비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상생페이백'이다. 일정 금액을 소비하면 그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게 해 소비를 촉진하면서도 가계 부담은 덜어주는 제도다.

여기에 더해 '상생소비복권'은 일상 속 영수증이 당첨의 기회가 되는 방식으로, 즐거움과 기대감을 더해 국민들이 소비에 참여하도록 이끈다.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즐겁고 보람 있게 소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려는 것이다. 이런 정책들이야말로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은 불씨다.

또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 할인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추진하던 할인행사들을 한데 모아 더 크고 강력한 소비 진작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전국의 대형마트, 온라인몰, 전통시장, 골목상권까지 다양한 참여 주체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국민과 만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나 '광군제'와 같은 국가적 소비행사가 내수 진작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듯, 우리 역시 대규모 할인축제를 통해 소비 분위기를 환기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경제 축제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이런 노력이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국민 생활의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작지만 지혜로운 씀씀이가 모여 나를 비롯해 누군가에게 희망의 소비, 힘이 되는 진짜 소비로 일상이 된다면 국민 개개인의 지갑은 가볍지 않으면서도 지역경제와 공동체는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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