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발주도 안했는데"…부동산 보유세의 '고차방정식'

세종=정현수 기자
2025.10.20 17:02
[서울=뉴시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5.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류현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유세 발언으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여당 차원에서 부동산 '세제 카드'를 당장 꺼내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책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인식, 지방선거 등으로 복잡하게 엮인 부동산 세제 개편은 숙고가 필요한 고차방정식의 영역인 탓이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용역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연구 범위와 수행 기관 결정 등의 절차를 감안할 때 연구용역은 빨라야 11~12월에 시작된다. 수개월이 걸리는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 의사결정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중반 이후에나 가시화될 전망이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둘러싼 논쟁은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나왔다. 보유세를 강화해 수요를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세제 약발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 했다.

이에 따라 10·15 부동산 대책에는 연구용역, 관계부처 TF(태스크포스) 논의 등을 통해 보유세·거래세 조정과 특정 지역 수요 쏠림 완화를 위한 세제 합리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정책 방향만 담겼다.

구 부총리의 미국 워싱턴D.C. 발언도 맥락만 봤을 땐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구 부총리는 동행기자단과 만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은 낮고 양도세는 크다 보니 '락킹 이펙트'(locking effect·매물 잠김 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를 시사했지만 우선순위를 연구용역에 두고 있다.

더욱이 집값이 50억원이면 1년에 5000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고 발언한 것 역시 미국 사례를 언급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도 "예시를 들어 설명한 것이지 부총리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 발언 중 정작 주목할 부분은 "취득, 보유, 양도 단계 전반적으로 어떤 정합성을 가지고 끌고 가야 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한 내용이다.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 전반의 효과성을 두루 살피겠다는 것인데, 각각의 연관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해법이 나올 수 없는 과제다.

따라서 정부가 구상하는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은 내년 세제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 개편안은 매년 7월 말에 발표된다. 내년 지방선거가 6월에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지방선거 이후 발표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이 역시도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부동산 세제 개편은 서울 등 부동산 과열 지역에 악재로 꼽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보유세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보유세 강화나 거래세 인하는 민주당의 오랜 (정책) 방향이지만 구 장관이 이야기한 내용을 중심으로 당내에서 논의했거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보유세가 계속 거론되고 있는 건 해당 대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19일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 "실수요자께서 겪으실 불편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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