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고소득 전문직 사업을 하는 A씨는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를 50억원에 샀다. 아파트를 살 때 대출금 등을 자금원천으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과세당국은 고가의 아파트를 산 취득자금에 비해 신고한 A씨의 소득이 부족해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규모의 벌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사결과 A씨는 사업자인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20억원을 사업자 대출로 받아서 아파트를 산 것이다. 용도 외에 유용한 것이다. 또 이자비용 5억원을 사업 경비로 부당하게 처리했다. 또 20억원의 사업 관련 수입금액도 소득세 신고 누락을 했다. 이에 국세청은 부당하게 처리한 이자비용과 수입금액 누락에 대해 소득세 5억원을 추징했다.
정부가 사업자 대출을 이용해 부당하게 주택구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사업자 A씨도 세금 탈루 문제도 있지만 가장 먼저 조사 대상에 오른 이유는 주택자금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행정력 총동원령을 내린 상황에서 이상한 자금 흐름이 눈에 띈 것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7일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문제와 관련 "전수조사해서 사기죄로 형사고발하고 대출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며 "투기 이익은커녕 원금까지 손해 볼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틀 뒤인 19일 임광현 국세청장도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과 관련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사업자 대출은 본래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인데 이를 개인주택 취득에 전용하고 해당 대출이자를 사업경비로 처리하는 행위는 명백한 탈세"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21일 'X'에 사업자 대출을 주택구매자금으로 유용한 사례와 관련 "사기죄 형사처벌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받고 강제 대출회수 당하는 것과 선제적으로 자발 상환하는 것 중 어떤 선택이 더 합리적일 지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국세청에 따르면 주택 취득 과정에서 제출된 자금조달 계획서상 사업자 대출을 기재해야 하는 '그밖의 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2조3000여억원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수치다.
올해 2월부터 자금조달계획서에 사업자 대출 금액을 별도로 기재하도록 법이 개정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그밖의 대출'에 사업자 대출이 포함됐지만 이것을 다 사업자 대출로 볼 수는 없다"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1년새 36%가 증가한 '그밖의 대출' 건을 사례별로 보면서 문제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사업자 대출로 주택을 취득한 사람에게 자진 상환할 시간적 여유는 줬다. 올해 상반기 중 사업자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수정신고하는 경우 검증대상에서 제외하겠단 방침이다. 나아가 수정신고 시점에 따라 가산세 감면 등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세제상 혜택이 부여될 수 있다.
법정 신고 기한 후 1개월 이내에 수정 신고를 한다면 가산세 90%를 감면받을 수 있다. 3개월 초과~6개월 이내의 경우 절반(50%)까지, 1년 초과 2년 이내에 신고한 경우 감면율이 10%만 된다. 따라서 빠른 수정 신고를 해야 감면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그러나 상반기가 넘어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 전수 검증을 하반기부터 실시하기 때문이다. 사업자 대출로 주택을 취득하는 '꼼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국세청은 "사업자 대출은 본래 사업 운영을 위한 자금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주택 취득에 유용해 대출규제를 회피하고 자금출처를 은폐하거나 대출이자를 경비로 계상하는 등 탈세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자금조달계획서상 '그밖의 대출' 자료와 국토부 등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사업자 대출을 유용한 의심사례를 선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출금의 종류·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탈루혐의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조사대상으로 선정해 엄정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주택 취득자금을 끝까지 추적해 사업자 대출로 주택을 취득했는지 그 외 편법 증여받은 사실은 없는지 자금흐름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해 대출이자 관련 탈세행위 뿐만 아니라 소득누락 등 사업체 전반에 대한 탈세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조세포탈 등 '조세범처벌법' 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