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두값이 치솟으면서 커피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할당관세 연장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커피 물가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커피(가공식품)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43.54로 지난해 같은 시기(124.43)와 비교해 15.36% 상승했다.
최근 들어 커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커피는 가공식품 중 높은 물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가공식품 전체 품목 물가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지만 커피는 이보다 4배 넘는 수준으로 뛰었다.
널뛰는 물가의 주요 원인은 값비싼 원두값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은 1톤(t)당 8990달러로 최근 2년내 최고점을 경신했다. 아라비카 원두 세계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이 가뭄과 이상고온을 겪으며 수확량이 줄어든 탓이다.
로부스터 원두의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도 이상기후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달 로부스터 원두 선물가격은 1t당 4546달러로 5년 전쯤 1t당 1200~1300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올랐다. 커피 소비는 줄지 않으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환율 부담까지 더해졌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특성상 급등한 환율에 직격탄을 입은 것이다. 달러당 1400원대 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커피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는 잇따른 악재 속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커피는 체감 물가에 직결되는 품목인 만큼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포화 상태인 국내 커피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데다 대체재도 많아 가격 인상 리크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원두값이 올라 가격을 올리면 수익이 높아져 유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판매량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시장이 치열하기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기존에 유지하던 마진으로 버티는 구조고 버티기 어려울 때에야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커피 등 식품 원료 10종에 대해 내년 말까지 할당관세를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외식업 및 가공식품업계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식품분야 민·관 협의체도 구성해 업계 고충을 청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원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커피는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품목이라는 점에서 시장 충격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커피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에 할당관세 연장을 통해 원재료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 만큼 정부의 이런 노력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