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5일 "온라인 플랫폼 규율 체계 마련 과정에서 국내외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 원칙을 계속 지켜 외국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이날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주한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와의 특별 간담회에서 '21세기 대전환과 공정거래정책'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주 위원장은 새정부 공정거래정책의 방향으로 △중소상공인의 경영애로 해소 및 상생질서 확립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경쟁 쳬제 구축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소비환경 조성 △공정경제를 뒷받침하는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주 위원장은 특히 "공정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규율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규율) 입법을 위해 국회에서 활발한 토론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율 체계 확립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 보호와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는 것"이라며 "계약 체결부터 변경 등 전 거래과정에서의 금지 행위 유형을 마련하고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상생을 도모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 위원장은 구글의 사례를 들며 "구글은 검색 엔진 비즈니스로 시작했지만 이젠 유튜브와 AI(인공지능) 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없었다면 구글은 검색 사업만으로 너무 많은 보상을 받았을 수 있다"며 "독점을 막기 위한 경쟁정책 때문에 구글이 다른 사업 부분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통해 경쟁과 혁신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다만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 과정에서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은 없을 것이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미국 플랫폼 기업들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배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 플랫폼 규제가 비관세장벽 중 하나로 논의된 이유다.
결국 정부·여당은 플랫폼 규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미국 측 반발이 큰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행위 규제 부분은 뺀 채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갑을관계를 규율하는 '공정화법'만 우선 처리하는 일종의 절충안 추진으로 한발 후퇴했다.
주 위원장은 또 최근 구글의 동의의결안이 최종 확정된 것도 긍정평가했다. 동의의결이란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 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고 공정위가 이해 관계인 등과 의견 수렴을 거쳐 그 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빠르게 종결하는 제도다.
앞서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 뮤직 서비스가 결합된 '유튜브 프리미엄' 상품과 유튜브 뮤직 단독 서비스인 '유튜브뮤직 프리미엄' 상품만을 판매했다. 광고 없이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단독 상품은 판매하지 않으면서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의혹이 일었다.
구글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유튜브 동영상 전용 구독 상품인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키로 하는 등의 자진시정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아울러 새정부의 기업 제재 방향이 경제 제재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정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사회적 비용이 큰 형사 처벌보다 신속하고 처벌 효과가 큰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EU(유럽연합)나 일본에 비해 제재 제도가 너무나 약하고 벌금제도도 너무 약하다"며 "강화된, 엄격한 제재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의 초청으로 마련됐다. 김 회장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일은 역동적인 디지털 기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근간이 되는 요소"라며 "암참은 한국이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쟁력 있는 규제 환경을 갖춰 나갈 수 있도록 공정위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