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논문 베끼고도 '해임' 세 번째 불복…법원 판결에도 항소

제자 논문 베끼고도 '해임' 세 번째 불복…법원 판결에도 항소

이혜수 기자
2026.05.18 07:00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서울가정법원·서울행정법원 /사진=이혜수 기자

대학원생의 논문을 표절한 교수의 해임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같은 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김준영)는 전 서울대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의 소에 대해 지난달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정교수를 지낸 A씨는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 B씨의 논문 영문초록과 문장 일부를 표절했다. B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사에 나섰고 논문 및 공저 단행본 12편에 대해 연구부정행위가 있다고 판정했다.

서울대 총장은 2019년 12월과 2023년 6월 연구윤리 위반을 이유로 A씨를 두 차례 해임 처분했으나, 절차상 하자로 인해 처분이 취소됐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024년 4월 절차적 하자를 보강해 예비조사 및 본조사를 모두 거쳤다. 서울대 총장은 교원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0월 A씨에 대해 3차 해임 처분을 내렸다.

서울대 측은 A씨 논문 12편 중 △4편은 연구부정행위 △7편은 연구부적절 행위로 판단했다. 나머지 1편에 대해선 연구부정행위와 부적절 행위 중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나아가 "위반의 정도가 위반의 양·심각성·지속성·반복성 등 이 사건 제반 경위에 비춰 중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A씨는 3번째 처분에도 불복해 해임처분의 취소 또는 감경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이 사건 피고 교원소청심사위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지난해 2월 청구를 기각했고, A씨는 이같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A씨는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논문별로 위반 여부와 정도를 따로 판단해야 함에도 논문 전체에 대해 포괄적으로 '연구윤리위반 정도가 중하다'고만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징계 대상이 된 논문 중 B씨가 작성한 것을 인용한 부분엔 포괄적 출처 표시가 있었다"며 "설령 출처 표시가 미흡했다고 하더라도 그 연구윤리위반 정도는 경미하고,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할 뿐"이라고 했다.

또 징계양정 기준상 강등~정직에 불과함에도 징계 시효가 지난 다른 논문들까지 숨은 징계 사유로 참작해 징계 기준보다 무겁게 처분한 데 대해 "기준 위반이자 재량권 남용"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재판부는 연구진실성위원회 판정의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각 논문에 대해 개별적으로 연구윤리위반 정도를 판정할 의무가 있지 않다"며 "구체적 근거도 제시했으므로 판단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징계 대상 논문의 연구윤리 위반 정도에 대해서는 "고의적이거나 연구자로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며 위반 정도가 중하다"고 했다. 이어 "(논문의) 문장들이 비교 대상 논문과 동일한 표현을 다수 차용하고 있어 통상적인 범위를 넘는 중복 내지 유사성이 확인된다"고 판시했다.

징계양정 위법 여부에 대해선 "해임 처분이 원고에게 과중하다 볼 수 없다"며 "징계 시효가 도과한 논문은 징계양정에서 참작 자료로 삼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 지속성, 반복성 등에 비춰볼 때 징계 대상 논문에 대한 연구부정행위는 고의에 의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옛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파면~해임 범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에서의 항소심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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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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