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금 사용 비중이 줄어드는 가운데 시중에 풀린 현금 규모는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현금수송업체와 ATM(현금입출금기) 운영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현금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 12일 한은 본관에서 '2026년 상반기 화폐유통시스템 유관기관 협의회' 정기회의를 열고 최근 화폐 수급 동향과 화폐유통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의회에는 한은과 조폐공사, 은행권, 현금수송업체, 비금융 ATM 운영업체, 유통업체 등 총 24개 기관이 참여했다.
지급수단 중 현금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시중 유통 현금 규모를 뜻하는 화폐발행잔액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5만원권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215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반면 주화는 2020년 이후 순환수 기조가 이어지며 10원화 순발행 규모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수송업계는 현송 경로 최적화와 신규 사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유가 급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금융 ATM 운영업계 역시 ATM 재배치와 모바일 현금카드 기반 QR코드 서비스 도입 등으로 대응 중이지만 하드웨어 교체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점포 축소 기조 속에서도 금융소외지역의 현금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소규모 출장소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유통업체들도 고객 편의를 위해 현금 결제 인프라는 유지할 계획이지만 현금 관리 비용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의회 의장인 김기원 한은 발권국장은 회의에서 "현금 사용 감소로 현금수송업체와 ATM 운영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 접근성과 수용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화폐유통시스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화폐유통시스템의 안정적 유지가 중요한 책무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앞으로 화폐유통시스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유관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력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