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품 안전의 미래, '국경 없는 협력'에 달려 있다

[기고] 식품 안전의 미래, '국경 없는 협력'에 달려 있다

크리스텔 리무스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 공중보건국장
2026.05.18 07:00
크리스텔 리무스(Christel Leemhuis)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 공중보건국장.
크리스텔 리무스(Christel Leemhuis)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 공중보건국장.

식품 시스템은 원활하게 작동할 때는 그 소중함을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늘날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방식에서 나타나는 급격한 변화는 아태지역 전반의 식품안전 체계에 새로운 과제와 요구를 던지고 있다. 식품 규제기관들은 점점 복잡해지는 글로벌 공급망과 비약적인 식품 기술 혁신 등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헤쳐 나가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패의 징후가 아니라 진보의 신호이지만, 규제기관에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대응 방식이 요구된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국가라도 신종 위해물질이나 신기술, 그리고 안전과 투명성에 대한 대중의 높아진 기대를 단독으로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품 규제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은 현대 식품 안전의 필수적인 핵심 요건이 됐다.

이런 맥락에서'아시아·태평양 식품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이하 아프라스)'는 지역 내 협력을 실현하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아프라스는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 가치를 더 많은 국가가 인식함에 따라, 참여국이 두 배로 늘어나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었다. 이러한 확장은 단순한 정책 모방이 아닌 대화를 통한 정책적 공감이 규제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공동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아프라스의 목표는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규제기관들이 서로의 시스템과 규제 기준, 그리고 과학적 접근 방식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이러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규제 마찰을 줄이고,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을 조성하며, 무엇보다 규제기관 간의 견고한 신뢰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복잡한 공급망 시대에 이러한 신뢰는 회복력 있는 식품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다.

특히 아프라스가 '과학·식품안전협의체(Science and Food Safety Dialogue)'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효과적인 식품 규제는 객관적인 과학 데이터와 신기술에 대한 지역 내 협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신뢰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과학적 교류를 통해 각국은 위해성 평가 방식을 비교하고 규제 경험을 학습함으로써, 소비자 보호와 혁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리더십은 단연 돋보였다. 한국은 아프라스 의장국이자 강력한 옹호자로서 이 협의체를 실질적이고 신뢰받는 규제 교류의 장으로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과학 기반 규제와 국제적 협력에 대한 한국의 확고한 의지는 지역 결속력을 강화하고, 공통 과제 논의를 통해 규제 조화에 대한 확신을 높였다.

급변하는 식품 환경 속에서 협력은 더 이상 위기에 대한 수동적 대응이 아니다. 이는 더 안전한 식품 시스템과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미래로 나아가는 가장 확실한 길이며, 규제기관이 손을 맞잡을 때 그 혜택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외부 기고자 - 크리스텔 리무스(Christel Leemhuis) 호주·뉴질랜드 식품기준청(FSANZ) 공중보건국장.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