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3개월 내 금리 동결 유력…환율 안심 이르다"

최민경 기자
2026.02.26 14:29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2.26. photo@newsis.com /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포워드가이던스 관련 "3개월 내 금리를 변동해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적어도 6개월 사이에는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이 적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처음으로 점도표(dot plot) 방식의 6개월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결과를 공개했다. 이 총재를 비롯한 7명의 금통위원이 각 3개의 점, 즉 총 21개의 점을 찍어 6개월 후 기준금리를 전망하는 방식이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를 보면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과 관련해 21개 중 16개의 점이 현 수준과 동일한 기준금리 2.5%에 찍혔다. 4개의 점은 2.25%에, 1개의 점은 2.75%에 자리했다.

이 총재는 "2.25%로 금리를 낮게 제시한 경우 K자형 회복세라 부문 간 회복 속도 차이 커서 성장 지원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라며 "6개월 뒤 환율과 주택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안정될 거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짐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75%를 제시한 경우 물가상승률을 높게 잡은 상황에서 환율, 유가 상승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2%포인트 상향한 2.0%로 제시한 것에 대해선 "잠재성장률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내년도 1.8%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더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성장률이 낮았던 만큼 경기 회복이 이어지더라도 당분간은 잠재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경제 규모가 정상 수준을 웃도는 시점은 2027년 중하반쯤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3년 만기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보다 0.6%포인트 이상 높아졌다"며 "금통위원들이 생각하는 금리 경로에 비해 시장금리가 상당히 앞서 움직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이런 금리 격차가 다소 과도한 것 아닌지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금리 동결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 환율과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최근 정부 정책 이후 서울 주택 가격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는 모습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 안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요를 컨트롤하는 거시건전성 정책과 공급 정책, 세제 등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나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줄여야 하고,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환율과 관련해선 "지난해 11월 이후 1480원대를 오르내리던 시기에는 내국인 해외 투자와 같은 수급 요인이 상당한 압력을 줬다"며 "지금은 그 요인이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환율이 안정됐다고 아직 안심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해외 요인이 어떻게 변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의 배경으론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계획을 조정하면서 기대가 변했고, 기업들이 보유 달러를 매도하기 시작한 것이 최근 환율 하락의 수급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와 관련해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게 아니라, 환율 수준과 리스크를 보면서 유연하게 운용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가와 관련해서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황에서 벗어나 한 단계 레벨업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상승 속도가 전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르게 오른 만큼 대내외 충격 발생 시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어 유심히 보겠다"고 말했다.

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는 "금리정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정보통신기술(IT) 중심 성장,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격차,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이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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