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사장님 업고 탈출했는데…직원이 받은 건 '해고 통보' 왜?

비행기 추락, 사장님 업고 탈출했는데…직원이 받은 건 '해고 통보' 왜?

전형주 기자
2026.02.26 05:01
2002년 4월15일 오전 11시21분.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경남 김해시 돗대산에 추락해 탑승객 129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했다. 이중엔 회사 사장과 함께 중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설익수(43)씨도 있었다.  추락한 여객기에서 눈을 뜬 설씨는 다친 몸을 이끌고 사장 등 승객 10여명 구출했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아시아 20대 영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사진=EBS '파란만장'
2002년 4월15일 오전 11시21분.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경남 김해시 돗대산에 추락해 탑승객 129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했다. 이중엔 회사 사장과 함께 중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설익수(43)씨도 있었다. 추락한 여객기에서 눈을 뜬 설씨는 다친 몸을 이끌고 사장 등 승객 10여명 구출했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아시아 20대 영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사진=EBS '파란만장'

2002년 4월15일 오전 11시21분. 중국국제항공 CA-129편이 경남 김해시 돗대산에 추락해 탑승객 129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37명에 불과했다. 이중엔 회사 사장과 함께 중국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었던 설익수(43)씨도 있었다.

추락한 여객기에서 눈을 뜬 설씨는 다친 몸을 이끌고 사장 등 승객 10여명 구출했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선정한 아시아 20대 영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그는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오랜 시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려야 했다.

설씨의 사연은 지난 24일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재조명됐다. 그는 사고 19년만인 2021년 11월 25일 EBS '파란만장'에서 이 사연을 털어놓았다.

설씨는 "사고 후 굉장히 오랜 시간 힘들었다. 사고 당시 제가 사장님을 업어서 구출했다. 사장님이 다음날 살려줘서 고맙다고 전화를 하셨는데 '회사가 생긴 지 얼마 안됐는데 사고 보상이나 산재 처리를 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퇴직 처리를 요구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을 크게 느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잘 됐다. 그런 인간과는 빨리 인생에서 손절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저는 운이 좋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진=EBS '파란만장'
/사진=EBS '파란만장'

회사에서 쫓겨나면서 설씨는 한동안 생활고에 시달렸다. 벌어둔 돈은 치료비로 모두 썼고, 사업마저 실패하면서 신용불량자가 됐다. 심지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알코올 의존증까지 생겨 매일 소주 5병씩 마셨다.

설씨는 다행히 가족의 도움으로 3년 전 술을 끊고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제가 결혼 안했다면 자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됐다. 둘째가 태어났을 때 담배를 끊었고, 셋째가 태어났을 때 수면제를 끊었다. 아빠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 장인어른 장모님 집사람 아이들, 주변에 저를 아끼고 사랑한 모든 사람들한테 항상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29명 목숨을 앗아간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기장의 조종 미숙으로 확인됐다. 건설교통부 항공조사위원회(KAIB)는 2005년 5월 조사 3년 만에 "한·중·미 3국이 합동 현장조사와 블랙박스 해독 등을 통해 이번 사고가 운항 승무원들의 미숙한 조종이 원인인 것으로 최종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사고기는 착륙을 위해 선회 접근을 하다 실패해 활주로를 시야에서 놓쳤지만 재이륙(복행)을 하지 않은 채 비구름 속을 비행하다 충돌했다. 추락 5초전 제1 부조종사가 기장에게 복행을 권고했지만 기장이 이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사고기 기종은 당시 기상 및 공항 여건상 선회비행이 금지된 델타(D)급에 속했으나 승무원들이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찰리(C)급으로 통보해 착륙허가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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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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