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 지진에도 끄떡 없다"…방폐장 10년 무사고 운영에 주민들도 '엄지척'

경주(경북)=김사무엘 기자
2026.05.14 13:30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위치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2차 표층처분시설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표층처분시설은 5중 차단구조와 규모 7 지진에도 견디는 내진 설계 등으로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처분시설 주변 방사능은 자연 방사능보다 수백배 낮은 연간 0.01mSv(밀리시버트)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위치한 중·저준위 방폐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방폐장이 위험하다는 인식과는 달리 안전구조와 철저한 관리 등으로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약 10년 전 이곳에 방폐장이 처음 들어설 당시에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았지만 이후 현재까지 무사고 기록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투명한 운영방식 등으로 주민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원전 등에서 배출되는 방사성 폐기물 중 상대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낮은 폐기물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이다. 주로 작업복, 장갑, 필터, 부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2015년 지하 130m(미터) 깊이에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 완공돼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에는 2단계 표층처분시설이 공사를 마쳤다. 13일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표층처분시설의 준공을 기념하는 공식행사가 열렸다.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될 예정이다.

2차 표층처분시설 내부 모습. /사진=김사무엘 기자

가로·세로 20m, 높이 10m 크기로 지어진 표층처분시설 처분고의 첫 인상은 마치 교도소를 연상케 했다. 두께 60㎝(센티미터)의 회색 콘크리트 벽은 한 눈에 보기에도 견고함 그 자체였다. 이 같은 처분고 20개가 바둑판처럼 가지런히 지어졌고 그 위에는 방폐물이 담긴 200리터 드럼을 옮기기 위한 대형 크레인 설비(MCS)가 놓였다. MCS는 처분고 주변 레일을 따라 이동하며 드럼을 옮기는 방식이다.

표층처분시설은 지상에 지어졌지만 5중 차단구조로 인해 방사능이 거의 누출되지 않는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1차적으로 드럼이 방사능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처분고 내에 드럼 한 단이 쌓이면 그 위에 그라우트(묽은 모르타르)를 부어 한번 더 방사능을 차단한다. 양생이 끝나면 그 위에 또 드럼을 쌓고 그라우트를 붇는 작업을 반복한다.

처분고가 가득 차면 처분고 덮개를 덮고 그 위에 추가 덮개를 설치한다. 처분고 밑에는 단단한 암반이 자리해 강수 등의 유입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드럼, 그라우트, 처분고, 덥개, 암반의 5중 차단구조인 셈이다.

표층처분시설은 총 12만5000드럼의 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할 수 있다. 앞으로 20~25년 동안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이다. 추가 원전 건설과 설계수명 연장 등으로 방폐물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방폐장 구축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표층처분시설의 완공으로 같은 장소에 지하와 지상 처분시설을 모두 갖춘 세계 최초의 복합처분시설이 완성됐다. 1단계 동굴처분시설 용량(10만드럼)까지 합치면 총 22만5000드럼 규모다. 공단에 따르면 이곳 경주 처분시설에는 향후 총 80만드럼까지 증설될 예정이다. 앞으로 60여년 이상 중·저준위 방폐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1차 동굴처분시설의 사일로 내부 모습. /사진제공=한국원자력환경공단

표층처분시설 건설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단계 동굴처분시설의 안정적인 운영도 있었다. 지난 10년 간 단 하나의 사고 없이 안전한 관리가 이뤄지면서 2단계 사업을 위한 주민 수용성도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동굴처분시설은 표층처분시설 대비 상대적으로 방사능이 높은 중·저준위 방폐물이 관리되는 시설인 만큼 출입 통제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기자단이 탑승한 차량은 동굴 입구를 지나 버스 하나 정도 통과할만한 약 1400m 길이의 좁은 터널을 통해 동굴 내부로 이동했다.

동굴 내부 대기장소에서 가운과 안전모를 착용하고 안전장갑, 덧신까지 신고 나서야 처분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치 상상 속의 공간 '백룸'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복잡한 터널에 들어서니 직경 23.6m, 높이 50m 크기의 거대한 사일로가 압도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사일로 내부에는 드럼 16개가 들어가는 직육면체 모양의 콘크리트 처분용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드럼, 처분용기, 사일로의 다중차단 구조로 방사능 누출을 최소화했다.

동굴처분시설은 매년 3000~4000드럼의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3만7705드럼의 처분을 완료했다. 운영 이후 10년 동안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공단 관계자는 "10년 전 경주에 처분시설이 처음 들어섰을 때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 했다"며 "지속적인 견학 기회와 설명 등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눈으로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에는 수용성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1차 동굴처분시설 내부에서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가 기자단에게 주요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원자력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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