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K원전 다시 원팀으로…1600조 세계 원전시장 정조준

쪼개진 K원전 다시 원팀으로…1600조 세계 원전시장 정조준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5.14 14:11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그래픽=김지영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그래픽=김지영

정부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이원화한 원전 수출체계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원전 주계약은 한전·한수원이 공동 수행하되 협상과 투자는 한전이, 건설·운영은 한수원이 담당하는 방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원전수출기관 출범도 검토한다.

산업통상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의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한전과 한수원이 나눠서 담당하던 수출 국가들을 양사 협력하에 통합 관리하게 된다. 2016년 원전수출 효율화를 목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베트남, 사우디 등 13개국은 한전이 담당하고 체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25개국은 한수원이 담당하기로 역할을 나눴지만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 다시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해외 원전사업 개발과 주계약은 양사가 공동으로 수행한다. 대외협상은 한전이 주도하게 된다. 사업 수행 과정에서는 한수원이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고 한전은 지분투자를 주도한다.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를 맡아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발주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기존에 한수원이 담당하고 있는 체코·필리핀으로의 대형원전 수출과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사업은 한수원이 기존대로 사업개발-주계약-건설·운영을 총괄한다.

원전 수출과정에서 정부의 역할도 강화한다. 국가 간 협력 위주인 원전 사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원전수출 상대국과 교섭·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원전수출전략협의회 산하에 민관합동 원전수출기획위원회를 신설한다. 위원회는 원전수출의 기획·조정, 경제성·리스크 등에 대한 외부 검토 및 자문을 담당한다.

종국에는 원전수출을 담당하는 총괄기관을 지정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안에 '원전수출진흥법'(가칭)을 제정해 원전수출 총괄기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한전 또는 한수원으로 추진체계 일원화 △통합 원전수출기관 출범 등 총괄기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원전수출진흥법에는 △시장개척 및 정보시스템 구축 △금융지원 △정부 출연 △전문인력 양성 △제품·기술개발 및 인증 등 다양한 수출 지원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이날 김동철 한전 사장과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양사 간 '원전수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원전수출 사업 단계별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양사 간 진행중인 UAE 바라카 원전사업의 정산 분쟁을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에서 한국 대한상사중재원으로 변경하기 위한 계약 수정에도 합의했다. 정부의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계기로 양사가 갈등을 봉합하고 협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둘로 쪼개졌던 원전수출 창구가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서 K원전의 원팀 전략이 더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수출 이원화로 인해 불필요한 인력·조직 중복과 갈등이 발생했고 K원전의 글로벌 진출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바라카 원전 사례가 대표적이다. 2009년 수주한 바라카 원전은 한전이 주계약을 체결하고 한수원이 사업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는데 한수원이 약 10억달러(1조4000억원)의 공사비가 정산되지 않았다며 모회사 한전을 상대로 추가 정산을 제기한 것. 양사 간 갈등은 런던국제중재법원 소송으로 이어지며 "해외에서 집안싸움을 벌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정부의 중재로 수출체계를 정비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은 최소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원전시장에서 팀코리아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원전시장 규모는 16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원전산업은 수십년 간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프랑스 등 주요 원전 선진국 대비 '온타임 온버짓'(적정 예산으로 적기 시공)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현재 당면한 미국·체코·베트남 등 원전 수출 현안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K원전 원팀 수출체계를 정비했다"며 "산업부 주도하에 국내 기관들의 역량 결집, 경제성·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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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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