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로 예고된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불과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한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파업은 중단되고 강제적인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1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 장관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76조에 따라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다.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에 해당한다.
긴급조정권은 파업이 발생한 이후뿐 아니라 발생하기 이전에도 선제적으로 발동이 가능하다.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실제 현실화하지 않더라도 '위험이 현존하는 때' 즉, 현실화 가능성으로도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덕호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긴급조정권은 파업 이전이든 이후든 상관없이 발동할 수 있다"며 "다만 노사 간 교섭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결정한 즉시 이를 공표함과 동시에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와 노사 등 관계 당사자에게 각각 통고해야 한다. 노조는 긴급조정권이 공표된 즉시 쟁의를 중단해야 하고 30일 간 재개할 수 없다.
중노위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곧바로 조정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조정이 성립될 가망이 없다고 인정한 경우에는 긴급조정 공표 15일 이내에 중재에 회부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중재는 중노위 산하 중재위원회에서 이뤄진다. 중재위는 노사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중재재정(중재안을 결정하는 것)을 내린다. 관계 당사자가 중노위의 중재재정이 위법 혹은 월권이라고 판단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 중재재정은 확정되고 이는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긴급조정과 중재 절차를 통해 노사 갈등을 정부가 강제로 봉합하는 셈이다.
하지만 긴급조정은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일부 제약한다는 점에서 정부가 섣불리 행사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최후의 카드'로 불리는 이유다. 과거에도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총 4차례뿐이었다.
김 교수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되기 보다는 막후 협상을 통해 파업 직전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며 "삼성전자는 국민 모두의 기업이라는 점에서 성과급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