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더라도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일부 지자체의 경우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소비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증가했고,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가 동일 시설과 인접 상권으로 확산됐다.
이진국 KDI(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해 월 2회 주말을 휴업일로 지정하는 규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주요 정책 목표로 2012년에 도입됐다.
이같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일 전환을 했던 지역의 경우 생활·식품·잡화와 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에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판단할 만한 뚜렷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다.
이 위원은 "현재 유통채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을 넘어 오프라인 내부에서도 대형마트·SSM ·편의점·전통시장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채널별 기능과 소비 수요가 차별화됐다"고 말했다.
가공식품과 생필품 수요의 상당 부분이 온라인과 대형마트로 이동했고 전통시장은 신선식품 중심의 소량·빈번 구매와 대면 거래, 지역 기반 소비 특성을 바탕으로 전반적으로 상이한 소비 수요를 보인단 설명이다.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 4.7% △서울 2.8% △부산 6.2~7.9% 등 주요 지역에서 일관된 증가세를 보였다. 평일 전환으로 소비자 이용 시점선택권과 편의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가 동일 시설과 인접 상권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평일 전환 이후 온라인 소비액은 20대·30대·40대를 중심으로 2.6~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은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의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일부 소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채널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반드시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진 않는단 설명이다.
다만 "특히 온라인 소비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았거나 오프라인 점포 간 대체관계가 높은 지역에서는, 대형마트 매출 증가가 전통시장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도 경계했다.
그럼에도 이 위원은 지방자치단체는 변화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자체별로 평일 전환을 검토할 때 주말 소비 집중도와 온라인 소비 비중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도 제시했다.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의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닌 지역 유통 생태계의 상생구조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형마트의 집객력을 전통시장·골목상권으로 연계할 수 있는 공동 할인행사, 지역상품 연계 마케팅 등의 상생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하면 상권 내 소비 활성화와 유동인구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단 이유에서다.
이 위원은 "의무휴업일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약 15년 동안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 편의점 확산, 대형마트 점포 축소, 전통시장의 정체 등 유통환경 전반에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며 "소비자 이용환경에 대한 영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산업·노동 측면과의 균형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유통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