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294,000원 ▲18,000 +6.52%) 노사 간 임금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정부는 긴급조정권 사용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긴급조정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권을 일부 제약한다는 점에서 발동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정부가 행사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밤 10시30분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21일 예고된 총파업을 불과 90분 앞두고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진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아 결렬이 선언되면서 파업은 현실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일 오후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고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하에 노사 양측은 합의점을 찾았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가 남은 상황이지만 장기간 투쟁에 따른 피로감과 국민여론 등을 감안하면 합의안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날부터 예고됐던 파업도 유보하기로 했다.
노조가 총파업 강행시 정부는 강제 조정절차인 긴급조정권 발동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상황이었다. 긴급조정권은 노조의 파업이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할 위험이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할 때 발동할 수 있는 조치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는 30일간 파업을 할 수 없고 강제적인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정부의 중재안은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당초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라 하더라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권을 일부 침해한다는 점에서 쉽게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총 4차례뿐이었다.
지난 13일 한 유튜브에 출연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11~12일 1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이후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졌지만 강제력을 행사하기보다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 파업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노사 협상도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부는 긴급조정권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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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며 긴급조정권 행사 가능성을 암시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로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게 됐다. 긴급조정을 통해 협상을 강제 조정하면 당장 파업을 막을 순 있어도 노사 간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는 오점을 남기게 된다. 특히 이번 합의가 강제 조정절차 없이 노사 자율에 의해 타결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