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소득보다 지출 증가율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가계가 경기에 대해 낙관적으로 판단해 자동차 구매 등 소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계층별 분배 지표는 6년 만에 가장 악화해 상위 20% 가구는 한달에 1237만원을 번 반면 하위 20% 가구는 117만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상여금 지급 등이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국가데이터처는 28일 이같은 내용의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구당(1인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48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이하 같은 기준) 2.4% 증가했다. 소득은 2023년 2분기 0.8%로 감소한 뒤 11분기 연속 증가했다.
근로소득은 342만2000원(0.3%), 사업소득은 92만5000원(2.6%), 이전소득은 96만4000원(9.7%) 증가했다. 물가를 반영한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0.4%로 집계됐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4.2% 증가한 424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지출은 5.3% 증가한 310만5000원이었다. 이는 2023년 1분기 이후 12분기 만에 최대폭 증가다. 202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소비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했다. 실질소비지출도 3.1% 늘었다.
주로 교통·운송(12.1%), 오락·문화(12.0%), 보건(10.4%), 의류·신발(9.6%) 등에서 지출이 증가했고, 교육(-2.9%), 주류·담배(-2.8%) 등에서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교육에서 학원·보습교육(1.4%) 지출은 증가했으나, 정규교육(-10.9%), 기타교육(-24.3%) 지출은 감소했다. 데이터처는 경기 불황으로 부수적인 교육에 대한 지출이 준 것이 아닌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구입(29.6%)이 대폭 늘면서 교통·운송 지출 증가를 견인했다.
데이터처는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화된 3월만 통계에 포함돼 물가 상승이 소비지출 증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서지현 데이터처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경기 불황이라고 판단하려면 소득이 아예 안 늘거나 감소해야 하는데, 소비가 더 늘긴했지만 소득도 늘었다"면서 "특히 이번 분기 자동차 구입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면 가계가 경제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해석을 하면서 지출을 늘린 형태다"고 말했다.
소득·소비 지표와 달리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 커졌다.
지난 1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전년 동기(6.32배) 대비 0.27배포인트(p) 악화했다. 직전 분기(5.59배)보다 1.0배p 높아졌다. 1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6.89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아지면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뜻이다.
5분위(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2% 늘어난 1237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1분위(하위 20%) 가구 소득은 117만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1~5분위 가구 모두 소득이 증가했지만 5분위의 증가세가 더 가팔랐던 것이다. 5분위만 유일하게 흑자액도 늘었다. 5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408만원으로 2.6% 증가했다.
특히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7%p 상승한 155.3%로 집계됐다. 평균소비성향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보다 지출한 금액이 더 많다는 의미다. 5분위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1.0%p 상승한 57.7%로 나타났다.
서 과장은 "5분위 가구는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높다고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영향이 컸다"며 "1분기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이 많이 지급되면서 1분위와 5분위 간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분석했다.
재정경제부는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 노력과 함께 민생경제 밀접품목 가격·수급관리 및 취약계층 생계안정 지원 등 민생안정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