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8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향후 금리 인상 전환을 시사했다. 반도체발(發) 견조한 성장세 속에 물가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각각 2.6%, 2.7%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다만 장용성·유상대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2.75%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금통위는 동결 배경에 대해 "중동사태 전개 및 파급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성장·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긴축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향후 6개월 뒤 기준금리를 전망한 점도표에서도 금통위원들의 시각은 현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집중됐다. 7명의 금통위원이 익명으로 각 3개씩 총 21개의 점을 찍은 결과, 10개가 3.0%에 분포했고, 7개는 2.75%에 찍혔다. 3.25%와 현 수준인 2.50%에는 각각 2개씩 점이 찍혔다.
중동 리스크로 인한 물가 부담과 반도체 중심의 강한 성장세가 금통위의 긴축 신호를 뒷받침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0%에서 2.6%로 높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는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아진 2.7%, 내년엔 0.3%포인트 높아진 2.3%로 제시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번에는 물가, 성장, 환율, 부동산을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기준금리를 앞으로 올림으로써 이런 여러 가지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장 개선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 총재는 "반도체는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려운 산업"이라며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사이클도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기업 수익 증가가 법인세와 소득세 확대를 통해 세수 증가와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