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1만700원…노동자,사장님 모두 울렸다

내년도 최저임금 1만700원…노동자,사장님 모두 울렸다

세종=조규희 기자
2026.07.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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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죽은 자의 날' 기념 좀비 워크 행사에 로널드 맥도날드 분장을 한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3. /사진=상파울루=AP/뉴시스
2일(현지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죽은 자의 날' 기념 좀비 워크 행사에 로널드 맥도날드 분장을 한 사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3. /사진=상파울루=AP/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올해보다 3.7% 인상된 수치다. 노사 간 격렬한 진통 끝에 도출된 결과물이지만 언제나처럼 누구 하나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실질 구매력의 상승도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노동생산성 향상도 이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15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현실 구매력 지표로 활용되는 '빅맥 지수'로 살펴본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한 시간 일해도 햄버거 단품 2개조차 사지 못하는 처지다. 일본 2.2개, 미국·영국 2.5개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시급 1만 원'이라는 명목 수치는 넘어섰지만 물가 상승과 거시경제 변수를 반영한 실질 구매력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인상안에도 정작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다.

경영계는 늘 '낮은 노동생산성'을 최저임금 상승을 가로막는 방어벽으로 삼는다. 한국생산성본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노동생산성 국제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구매력 평가(PPP) 기준 57.5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OECD 37개국 중 30위권 안팎으로 최하위권이다. 미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116.5달러)의 절반 수준이자, 서유럽 선진국과도 격차가 크다.

다만 이 수치에는 치명적인 '평균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산업별로 쪼개 보면 대기업 중심의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전 세계 6위권에 달한다. 연평균 생산성 성장률 역시 2.5%로 G7 평균 0.6%를 압도한다. 문제는 서비스업이다. 한국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27위로 꼴찌 수준이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 생산성 비중은 47.5%에 불과해 G7 평균 86.7%이나 일본88.2%보다 월등히 낮다. 양극화가 만든 통계적 착시다.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탄착군이 다름 아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포함한 영세 서비스업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낮은 노동생산성과 최저임금 인상의 엇박자는 골목상권 사장님들을 짓누르는 고질적인 숙제다.

인건비 압박에 직면한 식당 사장들은 생존을 위해 무인화와 자동화로 발을 돌린다. 직원 두 명의 몫을 뚝딱 해내는 키오스크나 테이블 오더 한 대가 사람보다 높은 노동생산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가장 먼저 지워버리는 역효과를 낳는 셈이다.

경영계가 매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한계 상황에 직면한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읍소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이미 최저임금 미만율이 일부 영세 서비스 업종에서 30~40%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어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여기에 기본급 외에 추가로 가중되는 주휴수당 부담까지 겹치면서 골목상권의 법적 수용성이 이미 임계점에 달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이 상처뿐인 제로섬 게임으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1차 분배 기능을 강화해 소득 양극화를 완화하는 순기능도 명확하다. 저소득층의 최소한의 구매력을 지켜주는 방파제가 되며 이주노동자, 청년 근로자 등 노동시장 약자들을 향한 임금 착취나 후려치기 관행을 막는 법적 기준선이 된다. 우리 사회가 용인하는 노동의 최소 가치에 대한 공정성 확립인 셈이다.

최저임금 논의가 매년 되풀이되는 정치적 셈법과 노사 간의 소모적인 전쟁으로 끝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경제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논의가 단순히 단일 가격을 정하는 시소게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영세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부가가치를 높이며인공지능(AI) 전환 등의 세제 혜택, 그리고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 등이 테이블 위에서 종합적으로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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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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