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맛도 '토종 미생물'이 결정"...K-푸드 경쟁력 키우는 '발효 종균 주권'

"된장 맛도 '토종 미생물'이 결정"...K-푸드 경쟁력 키우는 '발효 종균 주권'

세종=정혁수 기자
2026.07.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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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토착 발효미생물 산업화 본격화...수입 종균 대체·AI 기반 균주 추천까지

박성우 농촌진흥청 식품자원개발부장 /사진=국립식량과학원
박성우 농촌진흥청 식품자원개발부장 /사진=국립식량과학원

김치와 된장, 막걸리, 전통주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단순한 원료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다. 그동안 국내 발효식품 산업은 상당수 수입 종균에 의존해 왔지만, 이제는 우리 땅에서 확보한 토착 미생물로 K-푸드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전통 발효식품의 품질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 토착 발효미생물을 활용한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과 산업화를 확대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최근 생물자원의 주권을 강조하는 국제협약인 나고야의정서 시행 이후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생물자원을 활용해 얻는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발효식품의 핵심 원천기술인 종균 역시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농진청은 장류와 전통주, 식초 등 전통 발효식품에서 효모와 곰팡이, 세균 등 215개 토착 균주를 확보했다. 앞으로도 매년 20종 이상의 유용 균주를 추가 확보해 국가 미생물 자원으로 축적할 계획이다.

확보한 미생물은 산업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36종의 맞춤형 발효 종균으로 개발됐다. 최근 10년 동안 종균 업체와 식품기업 등에 435건의 기술이전이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250건은 실제 사업화로 이어졌다.

국산 종균은 생산성 향상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

국산 바실러스 종균을 활용하면 메주 발효 기간이 기존 약 한 달에서 2주 수준으로 단축돼 작업 효율이 50% 이상 높아졌고, 토착 효모는 일부 수입 효모보다 발효 효율이 36%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산 종균을 이전받은 장류 업체는 올해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고, 전통주 제조업체도 미국과 호주,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K-푸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농진청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발효미생물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확보한 균주의 발효 특성, 기능성, 안전성 등 1만8000여 건의 분석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앞으로 AI가 제품 특성에 맞는 최적의 균주를 추천하는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력해 토착 미생물의 식품 원료 등록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치에서 유래한 유산균 2종이 신규 식품 원료로 등재되며 산업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박성우 식품자원개발부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의 산업화는 수입 균주를 대체하고 K-푸드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라며 "국산 종균의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여 발효식품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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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에서 농업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UNC) 저널리즘스쿨에서 1년간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2013년부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를 출입하며 한국 농업정책과 농업현장의 이야기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농업분야에 천착해 오는 동안 '대통령표창'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것은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의 무한변신'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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