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달러 수출 불가능한 것 아냐" 일본 제치고 세계 5위 유력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6.06.01 14:40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로 월 수출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3월 861억3000만 달러, 4월 858억9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 달러 흑자였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6.06.01. amin2@newsis.com /사진=뉴시스

"올해 1조달러 수출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1일 '2026년 5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진행한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현 수출 추세를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연 9500억달러에 근접하거나 실제로 그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이재명 정부가 임기 5년 내 목표로 했던 수출 1조달러를 조기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산업부가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877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3.2% 증가했다.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이며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월 800억달러를 상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해당 월 최대 실적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전년 대비 60.7% 증가한 42억8000만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억달러를 넘어섰다.

역대급 수출 실적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69.4% 증가한 37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이자 최근 3개월 연속 300억달러 이상 수출 기록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지속된 영향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컴퓨터 수출 역시 전년 대비 290.7% 늘어난 4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의 대부분은 인공지능(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차지했다.

반도체 쏠림 우려가 제기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 실적도 두자릿수 성장세다. 강 실장은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전년 대비 16.4% 늘었고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해도 9.5% 증가했다"며 "일반적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5%만 늘어도 굉장히 높은 수치인데 반도체를 빼고도 이 정도면 굉장히 의미있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외 품목에서는 조선, 이차전지, 비철금속, 화장품,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의 경우 수출 물량은 줄었으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화장품, 농수산식품 등은 전 세계적인 K뷰티, K푸드 열풍에 힘입어 고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도 역대 최대 흑자다. 5월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으로는 101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403억달러) 대비 153% 증가했다. 역대 같은 기간 최대 흑자였던 2017년(952억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하반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강 실장은 "현재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하반기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며 "무역수지도 월 단위로 적자가 날 가능성은 거의 없고 계속 플러스만 더 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5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부

중동전쟁으로 인한 수출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다. 강 실장은 "대중동 수출은 3월과 4월에 각각 50%, 25% 줄었는데 지난달 7.7% 감소로 감소폭이 대폭 줄었다"며 "전반적으로 중동전쟁으로 인한 위축 효과들이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의 영향을 받는 자동차와 철강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58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중동전쟁으로 인한 물류차질, 미국 관세 등에 따른 현지생산 확대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철강 수출은 열연, 후판 등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년 대비 2.1% 줄어든 20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올해 1조달러 수출도 가능하다고 본다. 기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수출(7093억달러)을 40% 이상 상회하는 실적이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 성장 전망을 기존 33%에서 45%로 상향 조정한다"며 "반도체 수출 단가의 상승폭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으며 중동전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년 대비 45% 성장을 가정하면 올해 수출은 1조285억달러가 된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5월 수출은 반도체라는 주도주가 강하게 끌고 가는 가운데 그 강세의 외연이 소비재·이차전지·AI 인프라 소재로 두터워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주도주만 좋은 일방적인 쏠림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해 1조달러 수출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 수출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출은 중국(6566억달러), 미국(3814억달러), 독일(2984억달러), 네덜란드(1598억달러)에 이어 우리나라(1332억달러)가 5위를 차지했다. 일본(1203억달러)은 한국에 이은 6위에 올랐다. 월별 수출 실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5위권 안착도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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