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쩌렁쩌렁' 선거유세에 귀 막은 시민들…소음 처벌 가능할까?

거리마다 '쩌렁쩌렁' 선거유세에 귀 막은 시민들…소음 처벌 가능할까?

이혜수 기자
2026.06.01 16:28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유세 첫날인 21일 대전에서 여야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유세 첫날인 21일 대전에서 여야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 선거유세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시민들의 소음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소음 규정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현장 측정이 불가능해 법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선거운동 시 사용하는 확성장치가 일정 수준의 데시벨(dB)을 넘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직선거법 제79조 제8항은 대통령선거 후보자 및 시·도지사가 선거운동에 사용하는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는 정격출력 40 킬로와트(kW) 및 음압 수준 150 데시벨, 휴대용 확성장치는 정격출력 3kW를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기준을 위반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런 소음 정도는 전투기가 이륙을 위해 엔진 출력을 최대로 올릴 때 발생하는 수준(120데시벨)에 이른다.

이 같은 조항은 2020년 1월 헌법재판소가 선거운동 때 쓰는 확성장치의 소음 관련 규제기준 조항을 두지 않은 공직선거법이 위헌이라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신설됐다. 선거운동 중 확성장치 사용을 허용하는 규정은 있는 반면 소음 규제 기준을 정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환경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선거유세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인해 고통을 겪은 시민들이 소음 관련 민원을 제기해도 과태료가 부과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선거운동 중 소음기준을 위반해 과태료 조처된 사례는 없었다. 소음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다 보니 법조계 일각에선 해당 조항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태료 처분이 어려운 이유로는 현장에서의 소음 측정이 어렵단 점이 꼽혔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즉석에서 바로 소음을 위반했는지 잡아내지 않으면 상황이 종료돼 측정이 어렵다"며 "여러 번 측정한다고 해도 측정을 의식한 후보자 측에서 대부분 데시벨을 낮추기 때문에 소음 기준을 위반한 사유로 과태료 처분까지 이뤄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의 연설·대담이 이뤄질 때 다른 후보자도 같이 선거운동을 하는 등의 상황 때문에 신고가 들어와도 데시벨 측정이 명확하게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또 공직선거법에 소음 제한 규정의 대상이 되는 확성장치 외에 녹음기를 사용해 노래를 틀기도 하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선관위에서는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유세 현장에서 일일이 소음 수준을 측정하지 않고, 후보자가 사전에 유세 장비를 신고할 때 소음 기준을 충족했는지 서류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

선거법에서 정한 소음 기준 자체가 느슨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소음 기준 45~90데시벨보다도 훨씬 허용을 많이 해준 것"이라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다 해도 선거운동이 일시적이기도 하고, 선거권자들이 멀리서도 유세를 들어야 하니 선거법에서 정한 데시벨 규정 자체가 좀 느슨한 편인 것 같다"고 했다.

소음으로 인해 피해를 본 당사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인용될 여지는 많지 않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실질적으로 자신이 입은 손해를 정확한 액수 등으로 입증해야 하는데 그 액수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소음기준 자체가 높은데 이를 초과할 정도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혜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이혜수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