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 NDF 쏠림에 원화 흔들…3월 환율 상승폭의 33% 차지

최민경 기자
2026.08.04 14:23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경로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외환시장이 닫힌 야간에는 NDF 거래의 환율 영향이 주간의 네 배 수준으로 컸다.

한국은행은 4일 블로그에 게재한 'NDF, 원/달러 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에서 2024년 이후 역외 NDF 순매입이 원/달러 환율을 월평균 약 2원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NDF 순매입이 1억달러 늘면 원/달러 환율이 약 0.1원 상승하는 효과다.

올해 환율 상승기에는 영향이 더 뚜렷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지난 3월 NDF 순매입은 원/달러 환율을 약 26원 높인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달 환율 상승폭(79원)의 약 33%에 해당한다. 5월에도 NDF 순매입은 환율을 약 7원 끌어올려 월간 상승폭(27원)의 26%를 차지했다.

NDF는 실제 원화와 달러 원금을 주고받지 않고 계약환율과 만기환율의 차액만 달러로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다. 역외 투자자가 환율 상승을 예상해 NDF를 매입하면 이를 매도한 해외 금융기관과 국내 외국환은행이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역외 거래가 국내 현물환 시장의 달러 매수와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향은 야간에 집중됐다. 2024년 이후 NDF 순매입 규모가 컸던 상위 10개월을 분석한 결과, 야간(오후 3시30분~다음 날 오전 9시)의 환율 상승 기여분은 월평균 12원으로 주간(오전 9시~오후 3시30분) 3원의 네 배였다. 서울장이 닫힌 사이 글로벌 이벤트가 발생하면 역외 NDF 시장에서 먼저 원화 거래가 이뤄지고 이 가격과 수급이 다음 날 서울장 시초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와 함께 △글로벌 달러화 흐름 △내외금리차 △증권투자 자금 유출입 △시장심리 등을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1~6월 외국인의 NDF 순매입은 539억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부터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 만큼 향후 역외 NDF 거래가 국내 시장으로 흡수되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원화 국제결제망인 'BOK-Wire Int'가 도입되면 해외 참가자의 국내 원화 거래도 확대돼 시장의 깊이와 투명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