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공급①]

정부가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대규모 신규 택지를 추가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정부는 도심권 마지막 핵심 국유지로 꼽히는 용산공원 카드를 통해 공급 물량과 속도를 모두 잡는다는 구상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을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 방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과 신혼부부 등이 핵심 공급 대상으로 실제 활용 가능한 면적과 적정 공급 호수 산정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기지 부지 중 약 30만㎡ 규모로 전 정부 시절인 2023년 어린이정원으로 일반에 임시 개방됐다. 용산공원 전체 조성지구 약 300만㎡ 가운데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환이 완료된 부지로 현재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현장 운영과 유지 관리를 맡고 있다.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가 아닌 어린이정원 일대부터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은 국토부가 총괄 관리 책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토지를 별도로 매입하거나 대규모 주민 이주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고 미군이 아직 사용 중인 공원 본체의 다른 부지보다 사업 추진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판단이다.
군사 규제가 일부 해소된 것도 주택공급 가능성을 높인다. 국방부는 지난달 국방부 경계 외곽에 있는 용산어린이정원에 설정된 제한보호구역 13만7000㎡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구역에서는 건축이나 개발 과정에서 적용되던 군사시설 규제가 대폭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급을 할 것"이라면서 "각종 군 시설 이런 부분까지 해서 최대한 공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용산공원까지 공급 후보군에 올린 것은 서울의 택지 부족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과거에 그린벨트를 풀어 대규모 주택단지를 만들거나 신도시를 만들면서 문제를 해결해 왔는데 이제는 서울의 어딘가, 우리가 택지 개발을 해보려고 찾아보면 거의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용산공원 주택공급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도 연결된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후보 당시 용산공원 일부와 주변 반환부지 등을 활용해 용산공원 인근에 주택 10만가구를 공급하고 이를 전량 청년기본주택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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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역시 용산공원 활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용산어린이정원을 중심으로 한 용산공원 주택 공급은 서울 도심 공급정책의 상징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외곽 신도시와 정비사업에 의존해 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중앙정부가 보유한 도심 국유지를 직접 활용하는 새로운 공급 모델이 가동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여럿 남아 있다. 용산공원 특별법 개정과 토양오염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미군기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 일대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공공주택에 대한 예외 조항를 마련하거나 해당 부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분리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토양오염 문제도 공급 규모와 사업 시기를 결정할 변수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정식 용산공원 조성에 앞서 반환부지를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주택을 공급하려면 부지별 오염 여부를 조사는 물론 이를 토대로 토양 정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