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올해 전망치인 4500억달러를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은 3개월간 월평균 365억달러 안팎의 흑자만 내면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 최근 3개월간 흑자 규모가 유지된다면 연간 흑자는 49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406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이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연간 전망치 4500억달러의 75.7%를 달성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2000억달러 상향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상향 조정한 전망치마저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은 10~12월 동안 1093억4000만달러의 추가 흑자를 기록하면 전망치를 달성한다. 월평균으로는 364억5000만달러다. 최근 3개월(7~9월) 평균 흑자 규모인 498억8000만달러를 크게 밑돈다.
최근 3개월간 월평균 흑자 규모가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약 4903억달러에 달한다. 한은 전망치를 약 403억달러 웃도는 수준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6월 497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7월 420억8000만달러, 8월 461억1000만달러, 9월 614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4개월 연속 400억달러를 웃돈 가운데 9월에는 월간 흑자가 사상 처음으로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10월에도 수출 호조가 이어졌다. 통관 기준 수출액은 1152억8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25억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흑자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0월 경상수지에 대해 "9월보다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통관 기준 무역수지 흑자폭이 축소됐지만 경상수지 기준으로는 역대 2위 규모의 흑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말 수출 증가에 따른 추가 흑자 확대도 기대된다. 김 국장은 "월간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경신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12월에는 연말 효과가 있는 만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통관 기준 연간 수출액도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변화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에 미칠 영향은 변수다. 김 국장은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해 "데이터센터라든지 AI 투자 부분 등 여러 상황 변화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경우 반도체 수출과 경상수지 흑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