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빌라'서 사이비 광신도 된 문정희..."실제로는 안 믿죠" [인터뷰]

이경호 ize 기자
2024.12.04 14:25
배우 문정희./사진=스마일이엔티

맹신 그리고 광기를 담았다.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 '경험 연기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다. "진짜, 미쳐버린 연기"다.

배우 문정희가 영화 '원정빌라'(제작 (주)케이드래곤, 감독 김선국)를 통해 또다시 빛났다. 혼란한 스토리 속에서도 배우가 가진 연기가 숨을 불어넣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정빌라'는 교외의 오래된 빌라, 어느 날 불법 전단지가 배포된 후 이로 인해 꺼림칙하게 된 이웃들로부터 가족을 지키려는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현실 공포 영화다. 12월 4일 개봉.

문정희는 '원정빌라'에서 원정빌라 303호에 사는 무례한 여자 신혜 역을 맡았다. 신혜는 203호 청년 주현(이현우)과 주차 문제, 층간소음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러던 중, 신혜는 주현의 소심한 복수에 광기가 활활 타오르게 된다.

'원정빌라'에서 신혜는 불법 전단지 하나로 사이비 종교에 빠진, 아니 맹목적인 신도가 된다. 아들 문제로 유독 예민한 성격이지만, 사이비 종교를 맹신하는 신도가 된 후, 사람들을 포섭하기 위해 친절을 베푼다.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광기는 섬뜩하다. 이런 신혜의 맹신, 광기, 이기적인 모습은 문정희의 눈빛 연기로 그 매력을 더했다. 말보다 눈빛, 표정으로 신혜의 상황을 극대화한 문정희다. 그 덕에 '원정빌라'가 가진 스토리의 허전함을 문정희가 채워넣는다.

캐릭터만큼은 현실 공감케 한 문정희를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문정희./사진=스마일이엔티

-'원정빌라'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소재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 매력이 분명히 있었다. 극의 사건, 그 발단이 203호가 윗층 303호와 사소한 일로 부딪힌다. 그러다 203호 주현이 소소한 복수로 전단지 하나를 303호 우편함에 넣어둔다. 그 전단지가 사이비 종교의 것인데, 그 소소한 복수로 인해서 자기까지 위협을 받게 된다. 303호 신혜도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라는 순수함을 뒤로하고, 자신의 욕망으로 인해서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자신의 일상이 뒤틀리게 된다. 극의 짜임새가 아쉽다고 하실 수 있는데, 저도 함께하면서 아귀를 맞춰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원정빌라'는 스토리 전개에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 이기주의 등 요즘 현실 상황과 접점이 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관객들 또한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서 여러 생각을 할 것 같다. 관객들이 '원정빌라'를 어떻게 봐줬으면 하는가.

▶ 극 중 인물들을 보면 현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어머니, 윗층 아주머니, 이웃들. 빌라 주민들, 현실적인 것 같았다. 그리고 12월에 많은 영화가 개봉한다. 그 중에 '원정빌라'가 있다. 이 영화가 다른 큰 규모의 예산이 들어간 영화보다는 저예산이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즐겨봐주셨으면 한다. 12월에도 오싹하고 재밌는 콘텐츠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영화 소재가 현실에서 있음직한, 본 듯한 느낌으로 현실적인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해주셨으면 한다. 감독, 배우들이 최선을 다하려 했고, 최선을 다해서 '원정빌라'를 제작했다. 좋게 봐주시길 바란다.

배우 문정희./사진=스마일이엔티

-극 중 이현우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현우와 호흡은 어땠는가.

▶ 현우 배우는 그가 아역 배우로 활동 할때 봤었다. 바른 청년으로 봤고, 성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 캐릭터를 면밀하게 준비했다. 아역 배우부터 해 온 경력을 속일 수 없었다. 현장에서 태도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행(촬영)도 빨랐다. 서로 대화를 나누기보다 일단 맞춰봤는데,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배우가 잘 할 수 있겠구나' 그런 에너지를 느꼈다. 그래서 마음이 놓였다.

-이현우와 강렬한 액션신도 있었다. 실제 감정이 섞인 듯한 액션이었다. 촬영 때 부상은 없었는지,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는지 궁금하다.

▶ 각자 서사가 있었다. 밑밥을 깔아놓은 게 있었다. 어떻게 부딪힐까 고민도 했다. 현우(주현 역)가 종교에 대한 불신, 분노의 값이 있었다. 그러던 중에 저와 부딪히게 됐다. 사실, 주현의 반응(분노)이 과한 게 아닐까 고민한 것도 있다. 그러나 주현의 서사를 보면, 아버지에 대한 분노, 결손 가장으로 어머니, 조카를 돌봤다. 그런 자신의 가정에 신혜가 침입했으니, 그 동안 묵혀둔 분노가 표출된 거라 여겼다. 서로 적절한 힘을 주고 액션을 소화한 것 같다. 서로 합이 잘 맞았다.

배우 문정희./사진=스마일이엔티

-극 중 사이비 종교로 인해 적잖은 피해를 본다. 현실감 있는 사이비 종교. 혹시 주변에 사이비 종교에 심취해 포교를 당한 경험도 있는가.

▶ 그런 종교에 심취한 분은 많다. 자기도 모르게 미혹된다. 그리고 자신이 헌신을 하면, 그게 결과물로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저는 신앙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곡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극 중에서 신혜의 경우는 아픈 아들을 위해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 거다. 그게 나중에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그래서 극 초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까 싶다. 조심해야 된다.

-실제로 사이비 종교 혹은 다른 일로 누군가 접근해 현혹(포교)하면 잘 듣는 편인가.

▶ 저는 그렇지는 않다. 저는 유심히 관찰을 한다. 그런 거에 빠져들지 않는다. 안 믿죠.

-신혜가 아들과 관련해 결국 엄청난 폭주를 하게 된다. 그간 억눌렀던 감정의 폭발이다. 실제 문정희도 이런 폭주를 하는 경우가 있는가.

▶ 폭주? 저는 그런 건 없다. 저는 타협점을 찾는 편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본성에 있어서 뭔가 건드려서 터지게 되면 폭주할 수 있다.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그게 극대화되고, 왜곡되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저는 극 중 신혜가 폭주하는 게 이 영화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원정빌라' 속 문정희의 스릴러 연기. 특히 마주치고 싶지 않은 눈빛은 문정희에게 빠져들 수 있었다. '역시, 문정희'였다. 이번에도 한단계 원숙해진 연기였다. '원정빌라'를 통해 문정희가 연기적으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

▶ 예전에 '숨바꼭질'을 할 때,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때 자신감보다 제가 그린 그림이 명확했기 때문에 캐릭터를 잘 그릴 수 있었다. '원정빌라', 신혜도 그런 결이다. 물론, 다른 색깔의 캐릭터이긴 하다. 다른 결의 스릴러로 보여주고자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은 시원하게 해봤다. 그래서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무엇보다 이번에 원정빌라 주민으로 나오는 분들과 연기합을 맞춘 게 기억에 남는다. 연극하시는 분들이었다. 그 분들과 하면서 제가 순수한 때로 돌아가 연기한 느낌이었다. 신선했다. '배우로서 여전히 나는 연기를 좋아하는구나'를 알게 됐다.

-'원정빌라'를 관람할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말을 남긴다면?

▶ 납득이 되는 부분보다는 극 중 어느 한 포인트를 가져가 즐기는 분들도 있다고 한다. 저는 '원정빌라'가 다양성 측면에서 다른 영화와 겨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장르적 색깔을 갖고 있다. 관객 여러분이 12월에 튀는 스릴러물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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