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전쟁49',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논란에 결국 "유족·동료에 진심으로 사과"

이덕행 ize 기자
2026.02.21 10:48
디즈니의 '운명전쟁49' 제작진이 순직 소방관 김철홍 소방교의 사망 원인을 방송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제작진은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유족은 방송 취지와 다른 내용이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입니다.
/사진=디즈니

디즈니 의 무속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 측이 순직 소방관의 비극적인 사인을 사주풀이 미션의 자극적인 소재로 활용했다는 거센 논란에 휩싸인 끝에 결국 유족과 동료 소방관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운명전쟁49' 제작진은 20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 및 친지들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에 대해,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11일 베일을 벗은 해당 프로그램 2회 방송분에서 비롯됐다. 총 49명의 무속인이 다채로운 미션을 통해 실력을 겨루는 포맷에서, 제작진이 제시한 특정인물의 사망 원인을 추리하는 미션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제작인은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철홍 소방교의 사진과 생년월일시, 사망 시점 등을 제시했다.

방송 직후 자신을 고인의 조카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SNS에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A씨는 "제작진은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취지로 방송을 제작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딜 봐서 그게 공익의 목적성을 가진 방송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의 누나에게 확인해 보니 제작진에게 동의는 받았는데 저런 내용은 아니었다면서 당황스러워했다. 저런 거였다면 동의하지 않았다"며 "상황이 벌어진 뒤에도 저희 가족 및 소방관 분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재차 불쾌감을 표출했다.

초기 비판 여론이 일자 제작진은 "본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는 당사자 본인 또는 가족 등 그 대표자와의 사전 협의와 설명을 바탕으로, 이해와 동의하에 제공됐다"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라는 기획 의도와 구성에 대해 안내하였으며, 관련 정보 제공 및 초상 사용에 대한 동의도 함께 이뤄졌다"고 해명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강력히 반발했다. 소방노조 측은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은 추리의 대상도, 경쟁의 소재도, 오락적 소비의 도구도 될 수 없다"며 명확한 설명과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나아가 사자 명예훼손 등을 근거로 한 엄중한 법적 소송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방위적인 압박과 비판 여론에 직면한 제작진은 결국 한발 물러섰다. 이들은 2차 입장문에서 "프로그램 취지상 여러 삶과 죽음이 소개될 것이었기에 의미 있고 숭고한 사연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며 "촬영에 앞서 유가족께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드리고 가족분의 서면 동의를 받아 초상, 성명, 생년월일시를 사용했다. 촬영 현장에서 고인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고 명복을 빌었다"고 기존 입장을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빗발치는 불만에 대해서는 "많은 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유가족께) 계속 설명을 드려 오해를 풀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한껏 몸을 낮췄다. 끝으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김철홍 소방교님의 희생과 신념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유가족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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