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카운슬링의 진화...이번엔 가족갈등 해소다 [IZE 진단]

신윤재(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3.12 09:22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특집 '가족지옥', 뜨거운 화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은 지난해부터 부부관계에서 가족 전체로 확장된 '가족지옥' 특집을 시작했다. 이 특집은 모자 갈등을 다룬 흑백 가족을 시작으로 여러 가족의 갈등을 분석하며 호응을 얻었고, 최근에는 애모 가족과 공방 가족의 사례를 다뤘다. 오은영 박사의 카운슬링 예능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금쪽같은 내 새끼', '결혼지옥'을 거쳐 가족 전체로 영역을 넓히며 한국인의 정신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방송 영상 캡처 

어느덧 방송 4년 차에 접어드는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하나의 실험을 시작했다. 단순히 부부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짚어내는 ‘결혼지옥’이라는 형식을 벗어나 이를 가족 전체로 확장한 ‘가족지옥’이라는 새로운 특집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 특집은 지난해 1월 모자 갈등을 중심으로 한 ‘흑백 가족’으로 시작됐다. 이후 ‘미운 오리 가족’, ‘K-장녀 가족’, ‘사슬 가족’으로 이어졌다. 호응을 얻었던 ‘가족지옥’은 지난 2월2일부터 ‘애모 가족’을 시작으로 부활해 ‘공방 가족’으로 이어졌다. 아들과 어머니가 서로에게 날 선 상처를 드러내는 ‘애모 가족’에 이어 이번 ‘공방 가족’에서는 둘째 딸이 가족 전체를 향해 보이는 공격성을 분석했다. 이번 ‘가족 지옥’은 총 다섯 가족이 다뤄질 예정이다.

‘결혼지옥’은 지금 방송가에서 대세가 된 ‘부부 카운슬링’ 프로그램의 대표 격으로 여겨지지만, ‘가족 지옥’이나 ‘청년 지옥’의 형태로 세대를, ‘알콜 지옥’으로 생활양식을 분석했다. 그중 ‘가족 지옥’은 오은영식 카운슬링 예능의 가장 구조적인 핵심을 찾아가는 여정에 가깝다. 이는 시대 전체를 훑어보는 통시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제작진과 오은영이 인간을 연구하는 그 흐름을 찾아볼 수 있다.

정신의학과 박사로 2006년 SBS 아동 행동 교정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이하 우아달)를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큰 줄기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2020년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이), 그리고 2022년 방송을 시작한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차례대로 소재는 아동, 부모와 자녀 그리고 부부로 변한다. 최근 ‘가족지옥’을 통해 그 반경은 가족 전체로 넓어졌다.

사진=채널A '금쪽같으 내새끼' 방송 영상 캡처 

세 프로그램은 그 나름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우아달’에서는 단호한 제지나 지시 그리고 약간의 부모 교육을 통해 아이의 행동 교정에 신경 썼다. ‘오냐오냐’ 그게 아니라면 가혹한 체벌 등이 육아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시절, 상황에 따라 제지와 응원을 겸하는 오은영의 방식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금쪽이’에서는 단순한 행동 교정이 아니라 아이의 정서 발달이 어떤 부분에서부터 시작됐는지 근원적인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금쪽이’라 불리는 문제 아동의 행동 안에는 부모의 어긋난 사랑이나 핍박, 결핍 등이 숨어있었다. 아마 이 당시부터 제작진과 오은영은 단순히 아이를 바꿔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금쪽이’에서는 부모를 관찰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부모의 성장과정에서 결핍이 비뚤어진 육아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고리를 발견했다. 대부분 자녀의 문제행동에서 오은영을 찾아오는 부모들은 결국 자신의 성장사를 눈물과 함께 내비치고, 부모의 카운슬링이나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결말을 자주 보였다.

채널은 바뀌고, 시기는 다르지만. 오은영의 카운슬링 프로그램 고리는 견고하게 이어졌다. 이번 ‘결혼지옥’에서 오은영은 가족의 기반인 부부를 탐색한다. 방식도 서서히 넓어졌다. 단순 행동교정에 머물렀던 ‘우아달’, 그리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봤던 ‘금쪽이’에 이어서 ‘결혼지옥’은 가족이 탄생한 그 근본인 부부관계의 문제를 찾아본다. 방식 역시 단순히 스튜디오 출연에서 시작해 평소 생활을 관찰카메라로 보는 VCR 방식이 전방위로 구사됐으며, ‘결혼지옥’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불러 체계적인 진단에 나선다.

물론 이 사이에는 채널A에서 2021년부터 방송한 ‘금쪽 상담소’도 있었다. 이는 아동에서 성인으로 포커스를 옮기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한다. 때로는 연예인이거나 유명인들이 개인적인 성장배경을 통해 상처를 품어왔던 ‘마인드 맵’을 펼쳐내면서, 그의 포커스가 결국에는 어른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오은영 리포트' 방송 영상 캡처 

어쩌면 아이-부모와 자녀-부부로 이어지는 고리는 필연적으로 이번 ‘가족지옥’의 가족 전체에 대한 분석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오은영은 이번 ‘가족지옥’을 계기로 1차 사회라 불리는 가족의 전체를 관찰할 수 있게 됐다. 결국 ‘가족지옥’에 나오는 가족 간의 갈등은 오랜시간 가족이라는 허울 안에 뒤틀렸던 정서관계의 부작용이 원인이었고, 이는 ‘결혼지옥’의 부부 그리고 ‘금쪽이’의 부모자녀의 관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 됐다. 오은영은 그동안 관찰했던 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관계를 오가고 역전하는 다층적인 분석으로 재미를 준다.

형식 역시 ‘가족지옥’의 경우 끈질긴 관찰 카메라와 스튜디오에서의 보충 토크, 그리고 아무리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끝까지 듣고 발언이나 행동을 조언하려는 오은영의 노력이 있다. VCR의 경우도 과거 ‘우아달’에 비해 ‘금쪽이’의 문제 행동은 시청자의 큰 반향으로 돌아왔으며, 부부생활을 다루자 극단적인 부부들의 생활이 노출되면서 한편으로는 자극적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충격요법도 되고 있다.

오은영의 카운슬링 예능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을까. 아동으로 시작해 부모와 자녀, 성인 개인, 부부를 거쳐 가족으로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때로는 자극적일 수 있으나 관찰 카메라와 솔루션을 배합한 카운슬링 방식의 예능은 지금 관찰 예능의 대세가 되고 있다. 나중 오은영의 예능에서 직장 동료나 상사, 부하직원과의 문제 그게 아니라면 친구나 단체, 서로의 이념이 맞붙는 세력의 카운슬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 초고난도의 상상이 저절로 나온다.

어쨌든 오은영의 카운슬링에 한국인들은 적응해왔고, 이는 오은영의 카운슬링 프로그램이 어떤 채널에서 어떤 시간이든 버티고 있는 원동력이 된다. 결국 한국인의 많은 정신적인 문제를 맡고 있는 ‘국민 정신과 주치의’ 오은영의 활약. 말띠로 알려진 그의 올해도 말처럼 굳세게 달려 나갈 듯하다.

신윤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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