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방탄소년단의 ‘유튜브 유영’, 이것이 진짜 완전체다 [K-POP 리포트]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4.02 12:23
방탄소년단은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으로 컴백하며 음악 방송 대신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멤버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캐릭터를 회복하고 완전체 활동을 향한 감정적 서사를 복원하는 장치로 활용했다. 이들의 유튜브 릴레이 출연은 '달려라 방탄'의 재개와 함께 완전체로서의 결합을 예고하며, 새로운 컴백 문법을 제시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에픽카설'(맨 위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인생 84', '요정 재형', '핫이슈지', '추성훈', '카니를 찾아서' 영상 캡처 

지난달 20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과 함께 완전체로 돌아온 방탄소년단(BTS)은 음악 방송 대신 유튜브를 택했다. 일곱 멤버가 각자의 개성과 딱 맞는 채널을 골라 ‘따로 또 같이’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컴백 초기의 열기를 가장 방탄소년단다운 방식으로 연장시키는 연료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건 이 릴레이 출연들이 단순 홍보를 넘어 각 멤버의 캐릭터 회복과 완전체 활동을 향한 감정적 서사를 복원하는 장치처럼 기능한다는 데에 있다. 음악 방송 무대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 컴백 포맷을 스스로 벗어난 이들의 선택은, 지금 방탄소년단이 팬들에게 무엇을 먼저 보여주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포문을 연 건 맏형 진이었다. 기안84의 유튜브 채널 ‘인생84’에 출연한 그는 “처음엔 7년만 하고 빠지려 했다”라는 솔직한 고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어 “팬들 덕분에 진심이 됐다”며 마음이 바뀐 계기를 풀어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에서 함께한 인연 덕에 기안84와의 티키타카는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었고, 시즌2 불참을 두고 벌어진 ‘서운함 공방’은 두 사람 사이의 신뢰와 농담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나는 얼굴로 간다”는 진의 장난스러운 자기평가는 아미들에게는 익숙한 ‘월드와이드핸썸’ 그 모습 그 자체였다.

지민은 이수지의 ‘핫이슈지’의 랑데부 미용실에 댄스학원 강사 캐릭터로 등장해 예능적 에너지를 마음껏 펼쳤다. ‘SWIM’ 안무를 활용한 즉흥 레슨을 펼쳤는가 하면, 이수지의 거침없는 애드리브에 당황하는 눈빛을 숨기지 못하고, 번쩍 들어 올려지자 허둥대는 지민의 모습은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완성형 카리스마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이 출연이 의미있었던 건, 지금껏 아미들만이 알고 있던 본래의 귀엽고 솔직한 ‘비가공 상태’의 지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데에 있다.

제이홉은 ‘카니를 찾아서’에서 타이틀곡 ‘SWIM’을 평양냉면의 ‘슴슴한 매력’에 빗대 신곡의 톤을 자연스럽게 설명했다. 슈퍼볼 무대를 꿈꾼다는 고백은 세계 최정상 아티스트로서의 포부를 담았고, 그러면서도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라고 덧붙이는 그의 모습은 제이홉 특유의 긍정성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군백기를 지나 월드 투어를 앞둔 상황을 두고 “멤버들과 각국의 음식을 즐길 수 있어 기대된다”는 그의 말에는 다시 일곱 명이 함께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설렘이 절묘하게 묻어났다.

'달려라 방탄' 티저,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뷔는 외할머니 표 김장김치와 이모 표 게장을 들고 정재형의 ‘요정재형’에 등장했다. 천천히 말을 이어가다가도 예상치 못한 한방을 툭 내놓는 그만의 화법은 진행에 능숙한 정재형을 무장해제 시키기에 충분했다. 데뷔 열흘 전, 멤버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얼굴이 공개됐던 뒷이야기, “멤버보다 팬이 많은 것만으로도 벅찼다”는 첫 팬미팅에 대한 회상은 뷔의 내면이 결코 냉미남의 이미지에 갇혀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 화려한 비주얼 뒤에 단단히 자리한 그의 진심이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비로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RM과 슈가는 힙합 우상 에픽하이의 ‘에픽카세’에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에픽하이가 없었다면 방탄소년단도 없었다”는 RM의 언급, 타블로의 딸 하루를 위해 떡국을 끓여줬다는 슈가의 일화, 타블로가 건넨 센 농담까지 어우러지며 유쾌함이 넘쳤다. 특히 “앨범 제목만으로도 파급력이 생긴다”는 타블로의 극찬에 “전원 한국인 멤버로서 우리만의 아리랑을 재정의하고 싶었다”는 RM의 고백이 어우러진 장면은 ‘아리랑’이 단순한 컴백 앨범이 아님을 증명했다. ‘빠더너스’에 출연한 RM과 뷔가 “14년 동안 한 명의 이탈자 없이 함께했다. 멤버들은 배려가 많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고 담담하게 말할 때의 온도는 또 달랐다. 긴 설명 없이도 이 팀이 왜 지금도 함께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유튜브 릴레이 출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민과 정국이 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개인 채널 ‘추성훈’ 출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유튜브 유영의 진정한 방점은 따로있다. 방탄소년단의 자체 예능 ‘달려라 방탄’의 재개가 예고된 것이다. 2015년 시작해 2021년까지 155편,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4,000만 회를 기록한 이 콘텐츠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의 ‘날 것’을 가장 오래 담아온 그릇이다. 2022~2023년 공개된 스페셜 10편이 1억 3,000만 뷰를 돌파하고, 플라잉 요가 에피소드 한 편이 3,000만 뷰를 기록할 만큼 그 수요는 그룹 활동의 공백 속에서도 식지 않았다. 진이 군 전역 직후 단독 스핀오프 ‘달려라 석진’을 진행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다면, 이제는 일곱 명이 함께, 그 바통을 다시 쥔다. 개인의 유튜브 유영이 각자의 캐릭터를 회복하는 과정이었다면, ‘달려라 방탄’의 귀환은 그 일곱 조각이 하나의 팀으로 다시 맞물리는 순간을 예고한다.

'BTS: 더 리턴' 스틸, 사진제공=넷플릭스

이 행보를 온전히 이해하려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리턴’을 함께 봐야 한다. 이 다큐는 ‘아리랑’이 얼마나 치열한 내부 조율을 거쳤는지를 적나라하게 비춘다. 외부 스태프가 오히려 멤버들의 음악적 고민을 더 깊이 이해하는 장면은 소속사를 향한 팬들의 불편한 시선을 다시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일곱 멤버가 서로를 끝까지 붙잡고 합의점을 찾아 앨범을 완성했다는 사실을 더 뚜렷하게 만든다. 타이틀곡 ‘SWIM’의 빌보드 ‘핫 100’ 1위를 비롯한 글로벌 차트 석권은 그 과정의 무게를 아는 팬들에게 특히 각별하게 읽힌다.

광화문에서 새 앨범의 완전체 무대를 처음 공개하고,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도 ‘SWIM’을 선보였던 방탄소년단은 지미 팰런에게 슬리퍼를 선물하며 한국의 생활 문화를 소개했다. 이제 이들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34개 도시 투어에 돌입한다. 유튜브라는 친근한 공간에서 각자의 얼굴을 가감 없이 드러낸 이 유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컴백 문법이었다. 정해진 틀 대신 저마다의 결이 가장 잘 사는 공간을 직접 설계해 팬들과 먼저 만난 방탄소년단. 이제 그 일곱의 얼굴이 하나의 완전체로 결합할 무대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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