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보면 까먹어"...집 나간 딸 7년만에 실종신고한 엄마

이은 기자
2026.04.15 10:34
23살에 독립 후 7년째 행방불명인 딸을 찾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23살에 독립한 뒤 7년째 연락이 끊긴 딸을 찾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방송된 tvN STORY 예능 프로그램 '이호선 상담소'에는 한 부부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엄마는 딸에 대해 "대학교 2학년까지는 문제없었다. 착하고, 교과서적으로 잘 행동하고, 애교도 많았다. 친구 같고 남편 같고 든든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딸이 대학 3학년 때 휴학을 원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엄마는 "복수 전공이 버겁고 힘들다고 했는데 제가 공감을 못 해줬다. 그걸 계기로 딸과 대화를 잘 안 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모녀 관계가 냉랭해진 지 한 달 만에 딸은 통학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독립을 원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었다. '얘가 집을 나가면 내가 혼자 있기 외로운데?' 싶어 내보내기 싫더라"라며 자취를 반대했다.

23살에 독립 후 7년째 행방불명인 딸을 찾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결국 딸은 스스로 방을 구했고, 계약서 사진을 찍으려는 엄마와 다퉜다.

엄마는 "내가 잔금을 못 준다고 했더니 관두라더라. 그래서 이사 나갈 때 싹 다 가지고 나가라고 했다"며 "잔금을 안 내주면 (딸이) 못 나갈 줄 알았다. 잔금이 마지막 무기라고 생각하고 안 해줬다"고 말했다.

딸은 모든 짐을 챙겨 집을 떠났고, 이후 모든 가족들과 연락을 끊었다. 엄마는 "(딸이) '먼저 연락하겠지' 싶었다. 먼저 연락 안 해야 이긴다고 생각하고 연락 안 했다"며 이후 딸 친구를 통해 아르바이트 2~3개씩 하며 지낸다는 딸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23살에 독립 후 7년째 행방불명인 딸을 찾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엄마는 "그때 (딸과) 반년 가까이 대화가 없었다. 밥도 따로 먹었다"며 딸의 가출 이유가 틀어진 모녀 관계 때문이라 추측했다.

이어 "저는 배달 음식을 잘 안 먹는데, 딸은 매운 떡볶이를 가끔 주문해서 먹더라. 양이 많은데 '그걸 다 먹나?' 싶어 보고 있었다. 그때 제가 눈으로 많이 욕했던 것 같다"고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호선이 "그걸 다 먹으면 안 되는 거냐?"고 묻자 엄마는 "딸이 날씬하지 않아서 그걸 다 먹으면 살찔 것 같은데 말은 못 하겠고, (쳐다보는 것에) 그 마음이 들어있는 거다. (딸이) 느꼈을 거다. 어떨 땐 대놓고 말했다"고 답했다.

아빠는 "딸은 엄마가 오빠에 대한 편애가 있다고 생각하고, 오빠와 차별 대우한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딸의) 이모와 오빠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엄마는 "저는 몰랐는데, 아들이 '엄마 차별해'라고 하더라"라며 3살 차이인 아들과 딸에게 각각 금액대가 다른 노트북, 휴대전화를 사줬는데 그걸 차별이라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23살에 독립 후 7년째 행방불명인 딸을 찾고 싶다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tvN STORY '이호선 상담소' 방송 화면

아빠는 딸의 가출 당시 부부 관계가 나빠 거의 별거 상태였으며, 딸 찾는 것도 서로에게 미뤘다고 했다.

아빠는 "딸이 집 나간 걸 2년 만에 알았다"며 이마저도 아내가 아닌 형수에게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내는 당시 남편과 얼굴 볼 일도 없고 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마는 집 나간 딸에게 한 번도 직접 연락한 적이 없으며, 최근에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고 밝혀 충격에 안겼다. 뒤늦게 실종 신고를 한 이유를 묻자 그는 "일하다 보면 낮에는 까먹는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엄마는 실종 신고 후에야 딸의 전화번호가 그대로라는 사실을 알았고 "지난해 말쯤에 처음 제가 미안하다고 장문의 카톡을 남겼다"며 눈물을 흘렸다. 딸은 첫 메시지는 읽었으나 이후로는 읽지 않는 상태라고 했다.

이를 듣던 이호선은 "제가 딸이면 '굳이 왜 이제 와서 연락할까?'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며 "엄마가 굳이 7년이나 지난 이 시점에, 방송까지 나와서 딸을 찾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엄마에겐 정서적 동지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집의 구조는 엄마가 짰다. 내가 꿈꿨던 구조의 가족을 다시 만들고 싶은데 남편은 돌아왔지만, 정서적 동지가 될 수 없고 딸은 내게 협력했던 사람이니 그 구조를 다시 만들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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