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궁' 노윤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부딪친 만큼 배워" [인터뷰]

한수진 ize 기자
2026.07.24 11:49

현실 청춘물 벗어나 첫 사극·오컬트·판타지 장르 도전
귀신 소리 듣는 궁녀이자 비밀 품은 옹주 생강 役
"매 작품 새로운 얼굴 보여주며 계속 라이징하고파"

배우 노윤서가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에서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 생강 역을 맡아 첫 사극과 오컬트 장르에 도전했다. 노윤서는 조승우, 남주혁 등 선배 배우들과 호흡하며 사극 말투와 액션 리액션 등 새로운 연기 영역을 익히고 현장의 여유를 배웠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매 작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며 기대가 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 노윤서 / 사진=넷플릭스

배우 노윤서가 '동궁'으로 현실 청춘의 얼굴을 벗고 오컬트 사극에 뛰어들었다. 귀신의 소리를 듣는 궁녀이자 왕실의 비밀을 품은 옹주 생강으로 변신한 그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호흡하고 현실과 귀의 세계를 오가며 자신의 연기 영역을 한층 넓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은 귀의 세계를 넘나드는 능력을 지닌 구천(남주혁)과 귀신의 소리를 듣는 감찰 궁녀 생강(노윤서)이 왕(조승우)의 명을 받아 동궁에 깃든 저주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오컬트 사극이다. 생강은 귀신의 말을 듣는 저주받은 능력 때문에 궁 밖으로 쫓겨났지만, 다시 왕의 부름을 받고 구천을 감시하며 왕실의 어두운 비밀에 접근한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만난 노윤서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웹툰을 보는 듯한 대본의 상상력과 생강의 능동성을 꼽았다. 익숙한 영역을 벗어나는 데 대한 부담보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했다.

"그동안 현실적인 작품을 많이 했기 때문에 더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대본이 웹툰처럼 상상력을 자극했고, 인물들의 관계와 생강의 능동적인 면도 매력적이었죠.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다. 꼭 연기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부담도 있었지만 도전하는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배우 노윤서 / 사진=넷플릭스

첫 사극인 만큼 말투와 움직임, 의상까지 낯선 요소가 많았다. 노윤서는 자신만의 준비를 거쳐 현장에 들어갔지만 실제 한복 의상을 갖춰 입고 사극의 공간에 서자 새롭게 익혀야 할 것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다만 생강과 구천 모두 궁중의 규범에서 비켜난 인물인 만큼 둘이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비교적 일상적인 톤을 살리려 했다.

"저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한복 의상도 현장에 가서 처음 제대로 입고 연기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그런데 계속 그 상황 안에 있다 보니 나중에는 자연스러워지더라고요. 구천과 생강 모두 완벽한 궁중 생활을 해온 인물이 아니어서 둘이 붙는 장면에는 일상적인 톤이 많았어요."

조승우에게는 사극 말투의 장단음부터 인물을 구축하는 방법까지 꼬치꼬치 물었다. 처음에는 "그냥 하는 것"이라는 간결한 답이 돌아왔지만, 촬영이 이어지고 두 사람이 가까워진 뒤에는 더 깊은 연기 이야기를 나눴다.

"초반에는 사극 말투와 장단음 같은 걸 선배님께 많이 여쭤봤어요. 촬영 후반에는 어떻게 매번 다른 캐릭터와 얼굴을 만들어내는지도 물었죠. 처음에는 '그냥 하는 거다'라고 하시다가 나중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장난도 많이 쳐주셔서 저도 점점 현장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동궁'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동궁'에서 생강은 귀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촬영 현장의 노윤서 앞에는 당연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장면은 대본의 지문과 귀신의 사연을 바탕으로 상상하며 연기했다. 귀의 세계에서 구천이 펼치는 액션이 현실의 생강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의 시점과 움직임, 남주혁의 액션 동선을 세밀하게 맞춰야 했다.

"대부분은 지문에 적힌 내용을 상상하면서 리액션했어요. 몇몇 장면은 스태프들과의 호흡이 특히 중요했고요. 귀의 세계에서 구천이 액션을 하면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치잖아요. 어떤 효과로 완성될지 생각하면서 리허설을 많이 했고, 구천이 찍은 액션 영상을 보며 움직임을 맞추기도 했어요."

완성본에서 가장 반가웠던 존재는 귀매 꺼먹살이였다. 촬영 당시에는 그림과 애니메이션 형태로만 접했지만 움직임과 효과음이 더해진 모습을 보니 예상보다 훨씬 귀엽게 느껴졌다고 했다. 반면 가장 강렬한 귀신으로는 곽동연이 연기한 세자를 꼽았다.

"꺼먹살이는 그림으로 봤을 때도 미감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움직이고 효과음까지 더해지니 정말 귀엽더라고요. 가장 처음 마주한 귀신은 (곽)동연 선배님이었어요. 길게 늘어뜨린 처녀귀신 머리가 정말 잘 어울리셨어요.(웃음) 8부에서 흑화한 모습도 거의 직접 연기하셨는데 분장 때문에 밥을 먹거나 얼굴 근육을 쓰는 것도 힘들 정도였어요. 그렇게 고생하시면서 연기도 정말 찢으셨죠."

배우 노윤서 / 사진=넷플릭스

남주혁과의 호흡은 작품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두 사람은 대사를 주고받기 전부터 서로의 의도를 알아차리는 순간이 많았고, 현장에서 애드리브와 새로운 표현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혼자 촬영해야 하는 장면이 많은 작품이었기에 남주혁과 함께하는 순간에는 더욱 든든함을 느꼈다.

"초반부터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어요. 장면을 의논할 때도 말을 꺼내기 전에 통하는 순간이 많았고 애드리브도 많이 했죠. 선배가 편하게 해주니까 저도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었어요. 혼자 촬영할 때도 꽤 있었는데 둘이 같이 찍으면 든든하고 지루하지 않았어요. 함께 장면을 만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조승우와의 작업은 노윤서에게 연기의 여유가 무엇인지 체감하게 한 시간이었다. 그는 "조승우 선배님은 장면을 정말 풍성하게 만든다. '이렇게 신을 만들어가는구나'라는 걸 많이 배웠고, 저도 저런 여유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단단하게 서 있는 상태에서 주변의 모든 자극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연기가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열려 있는 느낌이었다"고 감탄했다.

'동궁'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노윤서는 완성된 자신의 연기를 바라볼 때마다 만족보다 아쉬움이 먼저 남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오랜 경력을 지닌 선배 배우들조차 매 작품 아쉬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는 그 감정을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항상 아쉬움밖에 없어요. 물론 촬영할 때는 최선을 다하지만 완성본을 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들죠. 선배님들께 여쭤봐도 모두 늘 아쉽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들도 아쉬움을 느낀다는 사실에서 오히려 위안을 얻었어요. 일하면서 어떻게 매번 100% 만족할 수 있겠어요. 이제는 그런 감정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작품 공개 후 주변 배우와 지인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특히 배우 김선영이 직접 전화를 걸어 생강을 연기한 노윤서의 배짱과 가능성을 칭찬했다.

"주변에서 화제작이라고 해주시고 내로라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김선영 선배님도 전화해 주셔서 '너 정말 크게 될 애구나. 배짱이 있더라. 너무 잘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친구들과 배우분들에게도 연락을 많이 받아서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동궁'은 노윤서에게 처음 경험하는 것투성이였지만 그만큼 배우로서 얻은 것도 많았다. 그는 "처음 해보는 경험에는 당연히 부담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부딪치다 보니 그 과정까지 즐기게 되더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하지 않나. 어려운 만큼 정말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이런 과정을 계속 겪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노윤서 / 사진=넷플릭스

앞으로의 작품 선택에서도 새로운 장르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다만 새로움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겠다고 했다. 지금의 나이에 보여줄 수 있는 로맨스와 교복 연기부터 더 과감한 장르물까지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캐릭터가 공감되고 응원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가 같아요.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작품도 많이 찍고, 그 사이사이 새로운 도전도 하고 싶어요. 로맨스나 교복도 할 수 있을 때 해야죠. 그냥 다 하고 싶다는 말이네요.(웃음)"

과거 노윤서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지금 다시 그 목표를 돌아본 그는 너무 크고 어려운 말을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믿음이라는 평가는 20년 뒤로 미뤄두고, 우선 10년 뒤에도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만드는 배우가 되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믿음이 가는 배우'라는 말은 20년 뒤쯤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부터 10년 뒤를 생각한다면 '기대가 되는 배우'이고 싶어요.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라이징 스타'라고 불러주시는데 저는 계속 라이징하고 싶습니다. 뻔한 배우가 되기보다 매 작품 새로운 캐릭터와 연기를 보여드리면서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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