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신공항 논란 일단락, 남겨진 과제는···

서동욱 기자
2016.06.23 04:09

"복잡한 일이 아니었고 싸울 일은 더욱 아니었다. 수요가 있고 경제성이 검증되면 지으면 되고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면 된다."

10년간 계속된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일단락됐지만 탈락한 지역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 영남지역 광역단체들은 일제히 유감을 표했고 부산과 대구는 재추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장관이 "평가결과 수용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호소(?)했지만 평가결과에 대한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혐오시설을 기피하고 수익시설을 유치하려는 행위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결정이 번복되고 정부가 내 놓는 용역결과물이 부정되는 것이 상식적인 것일까.

이번 신공항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는 평가 항목 중에 '정치리스크'를 포함시켰다. 평가 결과를 놓고 지역갈등에 따른 소송전 등을 감안했다는 것인데 전문가들은 '결과에 좀처럼 승복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06년 노무현 정부의 국가사업으로 처음 검토된 영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은 이명박 정부 4년 차 해이던 2011년 백지화 결정이 발표됐고 현 정부 4년 차인 올해 '김해공항 확장'으로 발표됐다.

임기 반환점을 돌고 잔여 임기 2년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 정부와 다른 결과를 내놓은 것인데, 정치적 역학관계를 고려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의 발표 시기가 조정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경제논리에 앞서 정치적 사안으로 변질된 것에는 표심을 의식한 지자체 결정권자들과 해당지역 정치권 인사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 정치권의 개입은 입지 선정의 공정성과 타당성을 왜곡하고 민심 이반을 부추길 수 있다.

선거 때마다 내놓는 선심성 공약들은 지역민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투기세력을 끌어들여 땅값만 올려놓지만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패한 행정'을 처벌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대형 국책사업 유치를 놓고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른바 '국민검증제도'를 도입해 평가결과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인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 이기주의나 선심성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혐오시설의 경우 유치하는 지역에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책을 주는 것처럼 경쟁에서 탈락한 지역에는 그에 따른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를 위해선 공정한 평가가 전제돼야 하는데 지역의 '상생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고려해 볼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책사업은 아예 모든 선거공약에 제외하는 법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후속대책을 곧바로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정치권은 표심에 휘둘리지 않은 채 후속일정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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