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예정됐던 기획재정부의 GTX-C노선 민간투자사업심사위원회(민투심) 일정이 연기된다. 설계계획이 지하화에서 지상화로 변경된 도봉 구간(창동역~도봉산역) 설계와 관련해 재검토 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0일 국토부·도봉구에 따르면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국회 인재근 의원실에서 이동진 도봉구청장을 직접 만나 이같이 협의했다. 이번 자리는 지역구 의원인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기형 의원이 노 장관에 면담 요청을 하면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 구청장은 "GTX-C노선이 지상화 되면 기존 1호선 선로를 공유하게 돼 1호선(경원선) 열차 횟수가 지금보다 줄어드는 불편이 있고 1호선과 GTX가 한꺼번에 다니면서 발생하는 소음, 분진 문제로 주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도봉 구간을 기본계획에 따라 원상회복(지하화)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노 장관은 "사업 속도에 연연하지 않고 검토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점들을 다시 한번 잘 살펴 충분히 소통한 후에 진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실무진들에게 검토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오는 3월로 예정됐던 기획재정부 민투심 회부 일정을 연기키로 했다. 국토부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은 실시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KDI 검토, 사업시행자 지정, 기재부 민투심 심의·의결 절차 등을 밟아야 한다. 면담이 끝난 후 이 구청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노 장관이 민투심 일정을 미루고 지역 의견수렴 절차를 좀 더 진행해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GTX-C노선은 수원을 기점으로 양주시 덕정역까지 약 74.8km에 이르는 민간투자방식의 수도권 광역급행철차다. 2011년과 2016년 각각 2차와 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됐으며 국토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20년 10월 확정된 기본계획에는 창동역~도봉산역 간 도봉 구간(5.4km)을 지하화 하기로 돼 있었다.
덕정역에서 도봉산역 인근까지 1호선(경원선) 철로를 공유하고 도봉산역 인근 분기점에서 남쪽 방향으로 지하 전용철로가 개설될 예정이었다. 민간사업자는 도봉산 인근에서 지하터널 공사를 시작해 지하 창동역사를 신설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과의 실시협약을 앞두고 갑자기 변경됐다. 2020년 12월 국토부는 민간사업자 모집을 위한 시설사업기본계획(RFP)를 고시하면서 지상, 지하 구분 없이 사업 제안을 받는다고 알렸고 이에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이 구간을 지상화해 제안한 것. GTX 열차가 1호선 철로를 공유하는 구간을 창동역까지 약 5km 정도 늘리면서 민자사업자의 지하 신설구간이 줄어들었다.
갑작스런 설계 변경에 반발해 도봉구는 지난달 25일 감사원에 도봉구간 지상화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으며 구민들은 결사반대 투쟁위원회를 구성,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