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평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6000만원 넘게 올랐다. 서울 국민평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이미 11억원을 넘었다. 국민평형이지만, 가격은 더 이상은 일반 시민들이 쉽사리 꿈꾸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최근 2~3년 새 공사비가 30%가 넘게 오른 게 분양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약 1평)당 평균 분양가는 1년 전보다 190만원 오른 1736만원으로 집계됐다. 선호도가 가장 큰 '국민평형'(전용면적 84㎡·34평형)을 기준으로 보면 1년 새 분양가가 6463만원 뛴 셈이다.
서울은 분양가가 가장 비싸면서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2022년 12월 3.3㎡당 2978만원에서 지난해 12월 3495만원으로 517만원 올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을 웃도는 지역이 됐다. 이에 국민평형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는 약 11억8800만원을 웃돌게 됐다.
다른 지역도 서울 못지않게 올랐다. 경기는 1717만원에서 2159만원으로 442만원, 광주는 1463만원에서 1811만원으로 348만원 각각 상승했다. 이어 전남 1340만원(281만원↑), 제주 2574만원(279만원↑), 강원 1464만원(195만원↑) 순으로 많이 올랐다. 다만 주택공급이 많았거나 입지 선호가 떨어지는 인천·울산 등 일부 지역은 분양가가 오히려 내리기도 했다.
10억원을 훌쩍 넘는 분양가도 서울에 국한된 사례가 아니다. 최근 일반분양을 진행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는 분양가가 3.3㎡당 327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59㎡ 기준 최고 분양가가 9억200만원,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2억3500만원이다. 앞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광명4구역 '광명 센트럴아이파크'는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2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 아파트가 1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경우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성동구 용답동 '청계 리버뷰 자이'와 마포구 아현동 '마포 푸르지오 어반피스'의 전용 59㎡형 분양가는 대부분 10억원을 넘었다. 더 이상 서민들이 분양으로는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월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4.1p 상승한 114.1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째 기준선(100)을 넘었다. 원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추가적인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건비 상승과 함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수에즈 운하 적체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여파다. 신규 아파트 층간소음 기준 미달 시 준공 불허 등 규제 강화도 분양가격 상승 요인이 될 전망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풀리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천정부지로 올린 것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공사비는 가파르게 오른다. 지난해 전국 정비사업장 57곳(리모델링 포함)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1년 전(606만5000원)보다 13%가량 오른 687만5000원으로 파악됐다. 2021년 공사비(518만7000원)와 비교하면 약 170만원(33%) 늘어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가 인상률, 자잿값 인상으로 공사비 증액이 없으면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하다"며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려면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