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부진, 원가 상승, 산업재해 리스크 등 삼중고에 처한 건설업계는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이 돌파구가 될지 기대감이 높다. 일부 제도 개선을 통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히는 것은 건설업계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공공주도의 직접 시행 확대가 민간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7일 발표한 공급대책 중 건설업계에 영향을 줄만한 부분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활성화 △인허가 절차 단축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접 시행 확대 등이다. 우선 1기 신도시에는 주민제안 방식을 도입해 사업 물량을 늘린다. 주민대표단이 정비계획안을 과반 동의를 얻어 지자체에 제출하면, 지자체가 검토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정비사업 제도 개편도 병행된다. 인허가 신청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준비된 사업지의 경우 공모 기간이 필요 없어 최소 6개월, 최대 3년까지 사업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업계 역시 정비사업 진행 중인 현장에서는 실질적 속도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과 공공의 이익균형 원칙 하에서 정비사업을 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을 보완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단계별 절차 개편으로 정비사업 기간이 단축될 경우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 주택 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할 경우 전반적인 비용도 줄어들 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가 LH의 직접 시행 등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를 주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LH가 직접 시행을 늘리면 공공주도로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은 생기지만, 민간이 도급으로 참여할 경우 공사비가 얼마나 보장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수용성도 변수다. 중견 건설사들의 참여 의지가 강한 반면, 재건축 사업지 주민들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에 LH 주도의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공공택지와 3기 신도시 공급계획은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어 실제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정부 대책의 궁극적 목표가 서울 집값 안정에 있는 만큼, 수도권 공급 확대와 절차 간소화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공공이 주도하면 세금이 투입되니 사업 안정성은 담보되지만, 수익성은 부족할 수 있다"며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고, 속도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