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이란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이란 축구 대표팀의 출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시위가 일어났다. 이란 정부는 경기장에서 관중이 대표팀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면 경기를 중단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청 앞에는 이란계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 퇴출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에 나선 라이언 살라미는 "이란팀을 미국에 데려와서 경기에 뛰도록 하는 건 국제 사회에 태평한 모습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실상은 평화는 없고 학살과 고통만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란 대표팀의 참가는 지난 1월 이란 정부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 벌인 무력 진압을 정당화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위대는 희생자 중에는 운동선수도 수백명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LA 시청 앞에는 시위에 나섰다가 정부 구금 중 사망한 이란 운동선수 사진이 야외 전시회 형태로 내걸렸다.
페이마네 샤피는 "선수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정권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부의 탄압을 받은 운동선수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이들이 진짜 선수들"이라고 했다.
시위에는 이란 반체제 단체인 전국이란저항위원회(NCRI) 관계자와 전직 이란 국가대표 선수들도 참여했다. 1970년 이란 대표팀 선수였던 아스가르 아디비는 군중을 향해 "이 팀은 이슬람 성직자들의 팀"이라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팀을 통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정부는 경기장 내 반정부 시위가 발생할 시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이란 대표팀 감독은 경기장에서 관중이 미승인 깃발을 내걸거나 대표팀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면 반드시 경기를 중단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개최국과 전쟁 중인 국가가 경기에 출전하는 건 사상 처음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비자 발급 문제부터 이란과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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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출신인 메흐디 타지 이란 축구 연맹 회장은 지난 4월 FIFA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 밴쿠버를 향하는 와중에 캐나다 당국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다. 당시 총회장 밖에서는 이란의 대회 참가 금지를 촉구하는 시위대가 몰렸다.
이란 축구 대표팀은 지난 5일 미국 입국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선수단과 동행할 예정이었던 지원 인력 10여명과 이란 축구 연맹 관계자들의 비자 발급은 거부됐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이란 이슬람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참가는 환영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코치나 관계자들은 미국 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대표팀은 오는 15일 LA에서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6월 21일에는 LA에서 벨기에와, 26일에는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경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