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개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대출·청약 규제까지 강화하면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서울과 경기 주요 선호지역의 갭투자용 아파트 매입 길이 막힌다. 사실상 거래는 실거주 목적만 가능해져 거래량이 줄어들고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날 전망이다.
15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르면 토허구역과 조정대상 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지역은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중원), 광명,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동안), 용인 수지, 의왕, 하남 등 12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특히 아파트뿐 아니라 동일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까지 토허구역 허가대상에 포함돼, 실거주 목적 외 투자 수요를 거의 차단하는 구조다.
토허구역 내 아파트 등을 거래하려면 2년동안 실거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올해들어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배경에는 지방 거주자들이 전세를 끼고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는 '서울 갭투자'가 성행한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같은 수요를 원천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역시 단계별 규제를 적용한다. 조정대상지역은 대출·세제·청약 규제가 모두 적용되고, 투기과열지구는 대출과 청약 규제가 적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갭투자를 차단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실수요 중심의 안정적 거래 구조로 시장을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선정 되면 현재 70%까지 가능한 주택담보대출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이 무주택자는 40%, 유주택자는 0%로 낮아지게 된다. 전세대출은 1주택자 한도 2억원, 전세대출 보증비율은 80%로 낮아지게 된다. 신용대출을 1억원 초과해 보유한 차주의 경우 1년간 규제지역내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주택 매매 및 임대사업자 외 사업자의 주택구입목적 사업자대출도 제한된다.
다주택자의 경우 취득세가 중과(2주택 8%, 3주택 12%)되며,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도 전면 배제된다. 2026년 5월까지 유예가 된 조치긴 하지만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2주택 기본세율이 20%포인트 인상되고, 3주택 이상 기본세율은 30%포인트 올라간다. 양도세 1세대1주택 비과세 요건도 보유 2년에서 보유 2년 및 거주 2년으로 강화된다. 실거주 강화를 위해 3년간 전매제한 의무도 부과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경우 청약의 경우 재당첨 제한이 1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비사업에서 재건축 조합원당 주택 공급수도 1주택으로 제한되며, 재건축 재개발 조합원 지위양도도 제한된다. 자금조달 계획서 및 입주계획 신고, 증빙자료 제출도 의무화된다.
하지만 장기적 부작용 가능성도 존재한다. 거래 절벽이 장기화되면 신규 공급과 재건축 속도가 지연될 수 있고, 전세 세입자 보호와 실거주 전환 조건부 허가가 맞물리면서 거래 복잡성이 커질 수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압력도 예상된다.
이번 규제로 서울·수도권 부동산 투자 수요가 급격히 억제되면서 단기적 가격 안정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전세시장과 일부 거래 구조에서는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지역이 광범위하게 확대된다면 해당 지역의 매매거래 위축에 따라 가격변동은 줄어든다"면서도 "인위적으로 억누를 효과를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과거 사례처럼 거래량은 급감해도 신규 거래물건의 가격변동이 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