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장 인선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사장에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헌욱 변호사가 사실상 확정된 데 이어, 공석 상태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선임을 위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부터 손질에 나섰다.
1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한국부동산원장과 LH 비상임이사 임명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손태락 원장이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LH 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부동산원과 LH는 주택 정책 집행의 핵심 기관으로 국토부 산하기관 가운데서도 상징성과 영향력이 크다. 부동산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불거진 '집값 통계 조작 의혹' 사건이 여전히 재판 중이고 LH는 이재명 정부의 공공주도 주택 공급 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축으로 꼽힌다.
부동산원 사장으로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을 지낸 이헌욱 변호사가 유력하다. 이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본주택' 설계에 참여한 인물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성남FC와 주빌리은행 고문변호사를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용인정 지역구 예비후보로 출마해 "이재명 대표님의 절친 동지"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8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오스트리아 빈의 역세권 장기임대 모델을 소개하며 "재정의 2.5%만 투입해도 연간 15조원으로 전 국민 주거 안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확장 재정을 통한 민생 안정에 방점을 찍은 이재명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LH 사장 인선도 다시 속도를 낸다. 정부는 LH 사장 선임을 담당하는 임추위 구성을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최근 임추위가 외부 인사를 배제한 채 LH 전·현직 임원들만 사장 후보로 추천한 데 대한 사실상 '문책성 조치'라는 해석이 국토부 안팎에서 나온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LH가 추천한 사장 후보 3명이 모두 내부 인사라 반려했다"며 "LH 개혁이라는 목표와 내부 인사 발탁은 맞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공운위에서 통과된 LH 안건은 임추위 임원인 비상임이사 임명 건으로, 정부는 총 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5명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LH 사장 재공모 절차에 다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LH 사장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직 의원 A씨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달 중 재공모가 이뤄질 경우 이르면 4월 초 임명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LH에 대해 '전면 혁신'을 주문한 만큼 신임 사장은 고강도 개혁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공주도 주택 공급이라는 LH의 역할을 고려할 때 개혁 강도와 속도에는 일정한 조율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장관은 "LH 개혁은 업무 범위가 방대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직 분리 방안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며 현재는 중간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