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된 주택물량 뒤집은 건 국토부"…오세훈, 용산 1만가구 정면 비판

남미래 기자
2026.02.03 15:36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2.03. photo@newsis.com /사진=권창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1만가구 공급 방침에 대해 "업무지구의 본질을 훼손하는 계획"이라며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오 시장은 "이미 합의된 주거·업무 비율을 변경한 것은 국토교통부"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과 관련해서는 '사전협상제도'를 강조하며 자신의 정책 성과를 부각했다.

오세훈 "배 고프다고 종자씨 건드리냐…닭장아파트 되는 것"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를 방문해 현장설명을 듣고 있다. 2026.02.03. photo@newsis.com /사진=

오 시장은 3일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부지 현장 점검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서울에 남은 마지막 '알짜' 국제업무지구로, 그 가치가 매우 큰 곳"이라며 "농부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종자 씨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말처럼, 본질을 외면한 주택 공급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지구의 본질에 맞게 주거와 업무 비율을 설계했고 이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합의한 사안"이라며 "서울시가 주택 공급을 반대하며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2000㎡(약 14만평) 부지에 국제업무·상업·컨벤션·문화·숙박 기능을 집적해 조성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서울시는 당초 주거 비율을 40% 이하로 제한한 6000가구 공급안을 마련했으며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최대 8000가구까지 확대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1·29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해당 부지에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양측 간 이견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오 시장은 주택 물량 확대가 '닭장 아파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주택 수를 늘리면 업무지구 면적을 줄이게 되고 이는 결국 국제업무지구의 본질을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같은 면적에 6000가구가 들어갈 용지에 1만가구를 집어넣으면 닭장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고 이는 양질의 주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계획 변경은 이재명 정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계획을 갑자기 바꾸면 사업이 지연되고, 결국 정부도 임기 내 공급하지 못해 손해를 보게 된다"며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전협상 통해 2년 만에 철거"…정원오 구청장 작심 비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부지 사업 현장을 찾아 추진현황을 점검한 뒤 발언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시는 성수동1가 683번지 '서울숲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삼표레미콘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을 오는 5일 결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2026.2.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이날 오 시장은 10년 가까이 지연됐던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사업이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본궤도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당 부지에는 최고 79층 규모의 업무·주거·상업 기능이 결합한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는 토지 정화 작업을 마친 뒤 연내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삼표레미콘 부지는 사전협상제도가 가장 상징적으로 작동한 사례"라며 "강제 철거가 아니라 협상을 통해 2년 만에 레미콘 공장 철거를 이끌어낸 것은 제도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차기 서울시장 여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오 시장은 서울시와 성동구의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2015년 해당 부지에서 폐수 방류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사전협상제도를 활용하지 않아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며 "2021년 제 임기 시작 이후 사전협상을 본격화해 2년 만에 철거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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