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알짜'사업… 건설사들 '성수대전'

김지영 기자
2026.02.06 04:05

선별 수주 기조… 규모·입지 탁월한 '성수정비구역' 주목
롯데·대우, 4지구 격돌… 1지구는 현대·GS·금호 등 참여

성수전략정비구역 위치도/그래픽=최헌정

서울 동부권 한강벨트의 최대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대형 건설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진다. 매머드급 정비사업장으로 불리는 성수1·4지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업계 강자들이 정면충돌하는 것. 특히 올해는 공사비 급등과 금융부담 속에서 사업성이 검증된 대형 사업장에만 집중하는 '선별수주' 기조가 뚜렷한 만큼 대형 사업장을 둘러싸고 벌이는 메이저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이 한층 치열하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입찰이 마감되는 성수4지구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맞붙는다. 양사는 각각 4일과 5일 500억원의 입찰보증금을 완납하고 수주참여를 공식화했다. 양사 모두 성수4지구를 올해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꼽는 만큼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청담르엘, 잠실르엘 등 그간 강남권에만 적용한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 '르엘'을 꺼내들었다. 르엘 브랜드와 지하공간을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특화설계를 앞세워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해외 유명기업과 협업을 내세웠다. 구조설계·엔지니어링기업 아룹(ARUP), 조경·공간설계 전문사 그랜트어소시에이츠 등과 협업해 성수4지구를 한강변을 대표하는 주거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일 입찰을 마감하는 성수1지구에서 벌어지는 수주경쟁은 더 치열하다.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이 참여의사를 공개하며 다자구도가 형성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브랜드 경쟁력과 수주실적을 감안할 때 본격 수주전은 GS건설과 현대건설의 양자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공통적으로 '한강변 랜드마크' 조성을 수주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세부전략에선 차이를 보인다. 자사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성수4지구를 품에 안겠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비욘드 성수'라는 슬로건 아래 성수와 한강의 가치를 결합한 독보적인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손을 잡은 데 이어 하나은행과 금융협약을 맺고 사업비와 추가 이주비 조달까지 대비했다. 성수1지구를 교두보 삼아 한강변의 고급주거 시장에서 '자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재정립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대건설의 수주의지도 만만치 않다.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라는 기록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조합원 설명회에서는 서울숲과 한강조망을 극대화한 특화설계를 강조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496㎡(150평) 규모의 대형 홍보관 내부에 실물 크기의 단면모형과 내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갖춘 '기술쇼룸'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강변의 연약 지반 위에 최고 69층의 초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는 토목공법 등 현대건설만의 기술력을 뽐낸다는 의지다.

메이저 건설사들이 성수전략정비구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사규모 자체가 상당한 데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권과 마주하는 입지인 만큼 자사 브랜드의 아파트가 들어서면 엄청난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다.

성수1지구는 총 3014가구 규모로 예상 공사비만 2조1540억원에 달한다. 성수4지구 역시 1439가구, 1조3628억원 규모로 단일 정비사업으론 대형 프로젝트에 속한다.

한강변 입지와 서울 도심 접근성을 동시에 갖춘 데다 성수동 일대 재편의 출발점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성수1·4지구는 이후 추진될 성수2·3지구 정비사업의 가늠자로도 평가된다. 이번 수주결과가 성수권역 전체 수주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성수1·4지구는 단순한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서울 동부권 정비사업의 향방을 가른다는 상징성이 있다"며 "이번 수주성과에 따라 성수2·3지구는 물론 다른 서울 핵심 정비사업 수주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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