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도 한층 커졌다. 보완책 발표에 힘입어 추가 매물 출회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당초 방침대로 오는 5월 9일 종료한다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대신 5월 9일 계약분까지 중과를 배제하고 신규 조정대상지역의 잔금 기한을 6개월(기존 조정대상지역은 4개월)로 연장했다. 다주택자가 임대를 한 주택에 대해서는 최대 2년 실거주 의무와 전입신고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 내용이다. 이에 실거주 의무로 인해 거래가 가로막혔던 전세 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다. 계약만 체결해도 중과를 피할 수 있게 되면서 다주택자의 실질적인 매도 가능 기간이 늘었고 조정대상지역 보유 매물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3월 이사철을 전후해 단기적으로 매매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오는 5월9일까지 계약만 체결하면 중과를 피할 수 있어 다주택자 매도 러시가 나타날 수 있다"며 "매물 증가로 단기적으로 매수자 우위 환경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본격 하락하기보다는 상승폭 둔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강남3구와 용산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매수자가 무주택자로 제한돼 거래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가격 조정 가능성도 점쳤다.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자 매물이 동시에 늘 경우 급매물 중심의 가격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거래가 늘어나는 3월 이후가 가격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물이 늘면 급매물 장세가 형성될 수 있지만 대출 규제로 거래 활성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르면 3월을 전후해 일부 지역의 매매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런 흐름이 시장 전반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집값 하락이 대세로 굳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매물 증가는 가능하지만 시장 전체 가격을 끌어내릴 수준인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완책의 형평성 부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실거주 의무 유예가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을 매수할 때만 적용되면서 기존 1주택자가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계약 시점 기준 혜택 부여는 정책 신뢰성을 높인 측면이 있지만 역차별 논란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인 만큼 성급한 매수보다는 가격 경쟁력과 자금 조달 가능성을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박 위원은 "집을 살 때는 시점과 가격을 함께 보고 대출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이후 다시 거래 위축과 매물 감소 흐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과세가 재개되면 다주택자의 추가 매도 유인이 약해지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핵심지 강세와 외곽 약세가 병행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